《감정이 머리에 남는다면》 시리즈
나는 꽤 꾸미는 사람이다.
외출 전 거울 앞에서 몇 번이고 머리를 넘기고,
문장을 말하기 전에 단어를 고르고,
감정을 드러내기 전에 눈빛을 다듬는다.
말하자면,
나는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애써온 사람이다.
처음엔 그게
예의인 줄 알았다.
전문성이라고 믿었다.
성장이고 성숙이고, 사회생활의 기본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요즘 자주 생각한다.
혹시 이 모든 꾸밈은,
내가 약하다는 걸 들키지 않기 위해
만들어낸 방어는 아니었을까?
웃고 있어도 속으로는 겁이 나고,
깔끔하게 차려입은 옷 안엔 불안이 흐른다.
자신감 있는 척했지만, 사실은
“날 무시하지 말아줘”라는 간절함이 숨어 있었다.
꾸밈은 나쁘지 않다.
때론 나를 지켜주는 갑옷이고,
위험한 관계 속에서 나를 보호해주는 기술이기도 하다.
그런데
언제까지나 갑옷만 입고 살 수는 없잖아.
나는 이제,
꾸밈 없는 순간에도 편안할 수 있는 나를 만나고 싶다.
무방비인 내 얼굴이 미워 보이지 않는 날,
꾸미지 않아도 사랑스러운 나를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살짝 덜 꾸미고,
살짝 더 진짜 나로 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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