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늘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괜찮았던 하루의 끝에,
말끝을 흐린 대화 뒤에,
모처럼 편안한 주말 저녁에
슬그머니 마음 한 귀퉁이를 건드린다.
처음엔 나도 그랬다.
불안을 없애려고 애썼다.
할 일을 몰아넣고,
일정을 꽉 채우고,
사람들과 대화를 쏟아붓고,
그러다 혼자 있는 순간 무너지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문장을 만났다.
“불안은 없애야 할 감정이 아니라,
그저 함께 앉아 있어야 할 감정이다.”
그 말을 듣고 처음으로 불안에게 말했다.
“그래, 너도 나구나.
그러니까 오늘은 같이 있어볼래?”
그렇게 불안을 밀어내지 않기로 했을 때,
그 애는 생각보다 조용한 아이였다.
나를 막 흔들기보단
“혹시 이 방향 맞아?”
“지금 이 선택, 진심 맞아?”
하고 나지막이 물을 줄 아는 친구였다.
불안은,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내가 진짜 원하는 걸 확인하고 싶다는 마음의 흔들림이기도 하다.
그러니 오늘도 불안이 찾아오면
나는 그 아이에게 의자를 하나 내준다.
“앉아도 돼. 하지만 내가 말할 때까진 조용히 있어줘.”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불안해도 괜찮다.
불안한 나로도, 나답게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