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으로 날아온 DM은 단 한 줄이었다.
이 제품, 수영하시는 분들 타깃으로 팔면 엄청 잘 팔릴 거예요.
짧디 짧은 메시지였지만, 그 순간 멍해졌다.
이 가방을 처음 봤을 때부터 휴양지 전용 아이템이라고만 생각해 왔다.
해변, 야외 수영장, 바다 같은 햇볕이 쏟아지는 곳에서 써야 제격이라 믿었다.
하지만 ‘실내 수영장’이라니?
그 단어 하나가 내 머릿속을 뒤흔들었다.
수영장에 가져가는 가방의 이미지는
커다란 스포츠 브랜드 가방, 혹은 목욕탕에 갈 때 가져가는 플라스틱 바구니
혹은 늘 물이 묻어있는 듯한 PVC 가방.
딱 그 정도였다.
물론 그 분의 의견이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2개월 간 하나도 안 팔리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다.
수영인들이 좋아할지 안 좋아할지는 몰라도 시도는 해볼 수 있었다.
당장 수영 용품들을 찾아 보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블로그, 수영 커뮤니티 등,
매일 밤까지 휴대폰 화면을 붙들고 수영인들의 일상을 따라갔다.
매일 수모를 바꿔 쓰는 사람, 수영복을 컬렉션처럼 모으는 사람, 장비와 패션을 동시에 즐기는 사람들.
“아, 수영도 하나의 문화구나. 패션의 일부구나.”
그제야 깨달았다.
그리고 중요한 건, 그들 사이엔 우리 같은 컨셉의 가방이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우리 가방처럼 독특한 구조의 파우치와 바구니가 합쳐진 독특한 구조는 없었다.
나는 곧바로 수영인들에게 다가가기로 했다.
그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솔직히 말하면, 대부분은 답장이 없었다.
읽지도 않은 채 흘러간 메시지도 많았다.
하지만 약 5% 정도, 소수의 사람들이 답을 주었다.
그 몇 줄의 답장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그분들에게 제품을 보내드렸다.
그리고 며칠 뒤,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 후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사진 속에서 우리 가방은 수영장 라커 옆에, 샤워실 옆에, 수영인의 일상 속에 놓여 있었다.
“수영장에 들고 가면 다들 쳐다봐요.”
“어디서 샀냐고 하루에도 몇 명씩 물어봐요.”
그 글들을 보는 순간, 가슴 깊이 뭔가가 울컥했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한겨울임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수영장에서 보고 샀어요.”
“수영은 장비빨, 수린인데 하나 장만했어요~”
“수영하는 친구에게 선물했어요!”
이런 리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처음엔 하루에 한두 개, 그러다 2월이 되자 매출이 더 늘었다.
솔직히 어마어마한 매출은 아니었다.
하지만 0에서 시작했던 나에게 이건 기적이었다.
대기업에서 일할 땐 팔리는 것이 당연했다.
하루에 최소 100개 정도는 팔아야 기뻤고
판매 개시 3개월 안에 판매율이 70%가 되어야 겨우 기뻤다.
그것도 수많은 제품 중 몇 개가 잘 팔려줘야 했다.
하지만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모든 것이 나에게 맡겨진 이곳에서
판매가 0이었던 2개월을 지나 이제 1,2가 되어가는 그 순간들이
나에게는 너무나 벅찬 순간들이었다.
날씨가 조금 더 따뜻해지나 매출은 더 올랐다.
자신감을 가지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려고 했다.
이제 조금씩 알아봐 주는구나 싶어 간절함이 자신감이 되어갔고
이제는 더 날아오르겠구나 싶었다.
그런 기쁨도 잠시.
판매가 오를수록 부정적인 피드백이 생기기 시작했다.
전 편
다음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