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 장면
2025.03.27(목) 여울팀 합주실에서
누군가는 기타 줄을, 누군가는 키보드 건반을,
누군가는 드럼 스틱을, 누군가는 마이크를.
저마다의 역할을 가지고 한 공간으로 모여든다.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벌써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이제는 이 사람들과 있는 이 공간의 느낌이 익숙하다.
하지만 사람의 인연은 언젠가는
끝이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팀의 막내가 복학으로 다음주 굿바이 공연을
마지막으로 떠나게 되어 뭔가 합주하면서도
마음이 싱숭생숭하고 서운하고 하다.
다른 팀 여러 번 멤버 바뀌고 해체되고 할 동안
우리팀만은 계속 함께였고, 그 자리에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게 상상이 가질 않는다.
물론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기에 금방 익숙해지겠지만
그런 끊어짐에 익숙해져 간다는 것이 괜시리 울적해진다.
그렇기에 나이가 들어가면서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에 약간은 망설이게 된다.
언젠가 끝나버릴 수도 있는 인연일수도 있기에.
괜한 먹먹함을 뒤로 한 채 전에 공연했던 곡 중
뽑은 5개의 악보를 꺼내 본다.
쏜애플 – 아가미
데이브레이크 – 왜안돼
팔칠댄스 – 청색동경
라쿠나 – 1998
소란 – Perfect day
한 곡 한 곡 정말 열심히 연습했었기에
나름대로 애정이 가는 곡들.
당시에도 계속 안되는 구간이 있어서 애를 쓰고
겨우 마쳤는데,, 이 곡들을 다시 하게 될 줄은 몰랐지..
각자의 멤버들도 다 오랜만이라
기억을 되짚어가며 손가락을 움직여본다.
처음은
쏜애플의 아가미.
인트로만 들어도 그때 연습했던 때, 공연에서 천천히
스크린이 올라가면서 시작하던 때가 생각이 난다.
까리한 느낌의 곡이라 우리 밴드에서도 좋아하는 노래.
필인 부분을 좀 더 추가해봤는데
내 손이 문제인 건지 어울리지 않는 리듬이었던 건지.
분명 상상 속으로 쳤던 드럼은 완벽했는데 . .
그렇게 한 곡 한 곡 치면서 예전의 추억들이 떠올라
다들 살짝씩 들뜬 모습들이었다.
스스로가 많이 늘었다고 느낀 건
정말 날 힘들게 했던 ‘청색동경’을 치면서.
꽤나 복잡한 드럼리듬에 필인이라 많이 어려워했지만
이제는 리듬도 타면서 칠 수 있게 됐다 이 말이야.
멤버들도 진짜 많이 늘었다면서 놀라 할 때
‘에이 실수도 많이 했고, 비슷한거 같은데~~’
라고 말했다.
하지만 속으론 끄덕끄덕하며 기뻐함.
칭찬을 고맙다고 온전히 받아들이기에는 평소에
연습을 너무 안 하는 약간의 자기 객관화 완.
그렇게 2시간 동안 합주를 끝으로
공연까지 우리의 합주는 단 1번 남음.
아무리 전에 했던 곡이지만 공연인데!
합주 2번하고 공연이 말이 돼!? 싶지만,
어쩌랴 해야지.
추억에 젖어 다들 오랜만에 마음 편히 즐기며 쳤던
합주였고, 곧 다가오는 공연이 어떻게 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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