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 힘들어
비가 오는 것에 신나서- 나는 비를 좋아하지 않는다- 서울로 향했다. 마라톤을 하지 않는 날이니 교회 가는 것에 큰 어려움은 없으리라. 아무튼 친교실 식사에 닭개장이 나와 반찬만 먹은 것 빼고 나의 주일 일정은 괜찮았다. 돌아오는 길에 다이소에 들려 어머니가 사달라던 5000원짜리 향수 한병 사고 내 책상 밑에 붙일 부착서랍 사고 편의점 들려 간식거리 사고 집으로 가던 길에 누가 내 이름을 부른다. 돌아보니 건너편에서 부모님이 길을 건너시는 중이다.
예배 다녀오시는 시간이 이쯤 될 거 같았다. 기다려 서서 두 분이 다가오는 걸 기다렸다. 어머니가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하셨다. 어머니 지갑에는 신분증과 시니어카드 그리고 언제나 돈 2만 원이 들어있는데 그걸 승강장에서 지하철 타다 두고 온 것 같단다. 역으로 전화를 걸었지만, 습득물 신고는 없었다. 천천히 새로 만들지 하시는 분에게 발끈했다. 신분증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일장 연설을 하고 재 발급 신청절차를 알아보니 복잡하다. 거기다가 정부 데이터센터가 화재가 나서 정부 24 신청도 안된다. 이 양반 모시고 내일 주민센터 가서 분실 신고와 재발급 신청을 해야 하는데 컴퓨터가 없던 시절로 돌아간 공무원들의 일속도가 어떨지 생각하니 참 그렇다. 어머니는 시니어 카드 잃어버리고 재발급이 언제 가능할지 그걸 걱정하고 계신다. 차비가 문제란다. 쩝. 다음 주까지 안 되겠지 하시는 분에게 그냥 웃어줬다. 조그만 손가방 들고 다니라고 계속 당부했는데 손이 불편한 분이 가방이 아니라 손에 카드지갑 들고 다니면 잃어버리지... 고집을 피우시더니 이젠 가방 들고 다니시겠단다.
사진부터 찍어야 해 즉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진관을 인터넷으로 찾아본 뒤 예약을 했다. 이 동네는 사진관이 거의랄만큼 없고 즉석사진 사진관은 더 없다. 내일은 어머니 모시고 주민센터 모레는 아버지 모시고 병원 순례 바쁘다. 나.... 어머니는 뒤늦게 사진 찍는 돈 재발급 신청 비용을 아까와하신다. 딸 말 좀 듣지 무슨 고집을 그렇게 피워 이렇게 힘든 일을 만드냐고.. 그런데 정말 발급에 얼마나 걸리려나... 이래저래 노인들과 사는 일은 힘들다. 물론 나도 노인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