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사는 기사

웹툰에 빠져서

by 아이린

뒤늦게 웹툰에 빠졌다. 장르 불문 그냥 꽂히면 본다. 게임에 미친 사람이 그러듯 나는 한동안 웹툰에 미쳐 있었다. 요즘은 한 풀 꺾였다. 엄선해서 보기 시작한다. 뭐 그러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몇 개의 웹툰은 챙겨 본다. 국세청 망나니 배우로서 살겠다. 등등


네이버웹툰에 오늘만 사는 기사라는 작품이 있다. 내가 무척 좋아하는 영화 사랑의 블랙홀처럼 같은 날이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나아지기 위해 즉 벽을 넘기 위해 노력하는 평균도 못 되는 남자의 이야기다

주인공 엔크리드는 어릴 적 방랑 기사에게서 기초 검법을 배우고 칭찬을 듣는다. 그것이 독이 된 건지 그는 기사가 되겠다는 꿈을 꾼다. 그러나 그의 실력은 검을 배운 지 얼마 안 되는 꼬마에게도 나자빠지는 수준이었다. 주위의 비웃음에도 그는 이를 악물고 버틴다. 덜 자고 더 뛰고 칼을 더 휘두르던 어느 날 전장에서 목이 찔려 죽는다. 그러나 더 노력했다면 하는 미련을 가지고 숨을 거둔 그가 정체 모를 누군가의 저주를 받아 다시 깨어난다. 그 저주는 아무리 네가 노력해도 벽을 넘을 수 없을 거라는 것이었다.


매번 그는 죽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자신의 죽음의 과정을 복기하고 거기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을 계속 배우는 것이었다. 수많은 죽음을 겪으며 그는 하루의 반복이라는 벽을 넘는다. 아직 종결되지는 않았지만 정말 흥미롭다. 그가 변함에 따라 그의 주변 사람 그리고 그의 환경도 변하고 있었다.


그가 배움에 이르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싸움의 과정을 잘게 쪼개고 실패하고 죽으면 다음날 그 죽음의 과정을 되새기며 고칠 곳을 찾는다. 막막한 상황에서 해결의 본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거기 집중해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이 무슨 자기 계발서를 보는 것 같았다. 수많은 오늘이 반복되는 과정을 거치며 그는 점점 강해진다. 어느 회차의 대사였지? 그가 한 말 중 하나가 마음에 남는다." 운명? 그건 넘어야 할 벽이다."


오래간만에 만화를 또 복습 중이다. 그의 투지 정말 배우고 싶다.. 부족함을 자꾸 쪼개고 고쳐보려 나도 애쓴다. 썼던 글을 또 복기해 고치기도 하고 무지막지하게 틀린 토익 듣기 문법 공부를 다시 하고 만화 속 엔크리드처럼 나도 끊임없이 실패하고 벽을 만나고 있다. 그러나 오늘 곰곰 생각해 보니 나는 나아지고 있었다. 최소한 포기 안 하고 쉽게 실망하지 않고 있으며 먼지처럼 작은 일 하나라도 하려고 애쓰는 걸 보니 오래 전의 나와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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