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힘
외사촌 오빠가 새해 인사차 전화를 했다. 어릴 적 나는 그 오빠를 무척 싫어했었다. 싫어한 이유는 글쎄 잘 모르겠다. 오빠는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과였다. 오빠는 내 외모를 가지고 놀리기를 밥 먹듯 했는데, 내 외모가 모자람은 잘 알지만 그런 것을 어린 여동생 놀리는데 쓰는 게 옳은 건지 분별도 못하나?
이따금 명절 때나 보는 사람이니 가까워질 기회도사실 없었다. 오빠의 나이도 나보다 11살이나 더 많았으니 뭐.. 그러나 여러 가지 인생의 쓴맛을 본 오빠와 나는 똑같이 몸이 병들고 나서 오히려 가까워졌다.
이런저런 근황 이야기를 전화로 나누다가 뜬금없이 조상 묫자리를 잘못 썼나 왜 우환이 이렇게 많냐? 헐... 뭐시라? 오빠에게 신앙생활을 제대로 안 한 탓이라고 나무랐다. 오 빠는 우리 어머니 이야기를 하며
"고모는 그럼 왜 그렇게 힘들게 사냐? "
"오빠, 예수 믿는다고 만사 형통하는 일 없어.. 어려운 일 당할 때 이길 힘 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중요해. 시험과 연단이 없으면 자녀가 아니라고 그러셨어. 신앙이 없었으면 나도 엄마도 못 견디고 넘어졌을 거야. 모든 일이 순조롭고 부유한 것은 그리스도인에게 허용되는 삶 아니야. 다들 잘못 알고 있는 거야. 오빠 힘들면 교회부터 가. 엄마가 오빠 교회 안 가는 거 걱정하고 있는 것 몰라? 외 증조모 그러니까 오빠의 증조모가 얼마나 대단한 믿음과 기도의 사람이었는데 후손인 우리가 이렇게 믿음 부족한 사람으로 살면 안 되잖아."
오빠도 교회에 가끔 가서 하소연하듯 기도하고 온단다.
"가끔 가지 말고 매주 가... 그냥 들어가 앉아만 있다 와도 하나님 기뻐하셔. "
오빠와 이야기하며 나도 내 마음을 다시 추스를 수 있었다. 요 며칠 저체온으로 힘들 고우울.. 했는데 너무 당연하게 힘든 일은 내게 안 일어날 거라 생각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