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를 못 먹는다 왜?

어릴 적 트라우마?

by 아이린

글쓰기 더 좋은 질문 712개 뭐 이런 책을 사둔 것을 우연히 찾았다.

712개 질문? 와 이대로만 쓰면 고민 없이 글을 쓰겠네.

뭐 원래 글 쓰는 것에 고민은 없지만....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지 않으려나?

일단 시작해 보자


* 질문 1. 어렸을 때 끔찍한 기억을 생각하면 어떤 음식이 떠 오르는가? 왜 그런가?


뭐 별로 끔찍한 기억이 나에게 별로 없는데, 이상하게 나는 닭고기를 먹지 못했다. 달걀도 먹는데 왜 고기는 못 먹어? 동물 단체 일을 하면서 고기 섭취를 2/3 이상 줄였다. 뭐 소화를 잘 못 시키니 일부러 찾아 먹지 않지만 밥상에 나오면 젓가락질 한 두 번 하는 정도? 소고기나 돼지고기는 이렇게 먹는다. 그런데 닭고기는 아예 못 먹었다. 뭔가 심리적 허들 같은 게 있었다. 치느님 운운 한다 지만 양념치킨이건 닭백숙이건 치킨버거 건 다 못 먹었다. 손이 가지 않는 이유를 모르던 차에 집안 식구 누군가가 나에게 말했다. 고모였는지 할머니였는지 어머니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뭐 사실 그게 중요한 것도 아니지 뭐. 유치원 다닐 때쯤 병아리 한 마리를 샀단다. 보통 그런 녀석들은 그냥 죽는데 이 녀석은 살아남아서 중닭 정도가 됐단다. 내가 삐약이라고 부르며 예뻐했단다. 거기까지는 흔한 스토리다.


어느 날 유치원 다녀온 내 눈에 삐약이가 보이지 않았다. 내가 막 찾아다니니 누가 생각 없이 말했단다. 닭 사 온 게 좀 모자라서 할머니가 니 삐약이 잡았어. 닭백숙 만든 거 맛있으니까 이따 먹어. 삐약이가 솥에 들어간 게 무얼 의미하는지 깨달은 나는 그날 그대로 기절했단다. 그리고 깨서는 울고 또 울더니 어느 날부턴 병아리가 있던걸 아예 잊어버렸단다. 이야기를 듣고 나니 내 심리적 허들이 이해가 갔다.


아는 지인이 오랫동안 자녀를 가지려고 애써도 안되길래 반려동물로 강아지 한 마리 길러 보면 어떻겠냐 했더니 싫다신다. 동물을 싫어하는 건 아니란다. 시골 출신인 그분은 학교 갔다 오면 기르던 강아지가 밥상에 올라가 있는걸 몇 번 본 후 다시는 강아지를 키울 생각을 할 수 없었단다 음...


누가 내게 너 달걀은 먹잖냐고 물었다. 완전 비건이 되어 보려다가 실패하고 페스코 상태를 거쳐 락토오보 정도로 아주 오래 지냈다. 고기에 입을 조금 댄 것은 코로나 이후다. 그전엔 안 먹었다. 일단 소화가 잘 안 되는 이유도 있었다. 고기를 거의 소화 못 시킨다. 쩝. 요즘도 어쩌다 고기를 몇 점 먹으면 소화제와 콜라가 필수다. 완전 비건은 는 오보락토나 페스코로 평생 살지는 못할 것 같다. 그래도 일부러 얼굴 있는 것을 먹으려고 찾아가지는 않는다. 고기를 잘 소화 못 시키는 것도 어릴 적 충격 탓일까?

병아리.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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