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나
아버지와 나는 많은 부분에서 닮았다. 부모를 닮은 것이 무어가 문제냐 싶지만 내 경우는 문제다. 우선 내가 가진 부정적인 유전자- 즉 반성 유전이 되는 것으로 내 몸을 망가뜨리는 -의 근원이 아버지다. 죽지 않을 만큼만 괴로운 뭐 그런 거 있지 않나. 늘 골골거리게 만들지만 죽을 일은 절대 없는 것 뭐 좋다 이거다 이건 아버지도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나. 아버지 시대에 혼인 전에 유전자 검사 같은 것을 해볼 길은 없었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성격 문제로 들어가면 할 말이 많다. 어릴 적부터 진저리 치게 싫어하던 부분들이 있다. 내 어머니는 뭔가 매력적인 부분이 있다 생각해서 결혼했는지 모르나, 자녀인 나는 그리고 동생은 정말 힘들었다. 나가서 살던 30대와 40대 중반까지가 제일 행복했다. 닮은 부분이 많아서 나는 아버지를 싫어했다
객관적으로 살피면 아버지에게는 괜찮은 부분이 많다. 그러니까 그 많은 제자와 친구 후배들이 있겠지. 나는 집순이고 돌아다니기보다 집에서 책을 보거나 멍 때리는 일을 즐긴다. 그러다 잠이 오면 자고 그러나 아버지는 등산을 좋아하고 친구를 좋아하고 돌아다니는 일을 몹시 즐긴다. 이런 부분을 닮았다면 얼마나 좋아. 내가 닮은 것은 아버지의 정석적 사고다. 조금의 변동도 용납지 못하는 에프엠적인 모습이다. 그리고 감정의 굴곡이 심한 것 그래서 예측 가능하지 못하다는 것 이런 것을 닮았다. 아버지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메뉴만 드시고 정해진 스 케줄에 따라 정해진 만남만 반복한다. 조금의 변동도 있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아버지가 가진다는 자녀에 대한 애정? 아닌가 대한민국 아버지에겐 없나? 아무튼 아버지의 세상에서 나와 동생은 부수적으로 발생해 감당해야 할 장애였다. 우리 남매는 아버지가 만들어놓은 틀에서 살았다ㅡ. 동생은 어릴 적 심하게 어긋난 버렸고 아버지가 보여주 지 못한 아버지의 모습을 자기 자녀에게 보여주며 산다. 나는 어느 틈엔가 싫어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었다.
지금의 아버지는 과거 당신이 가진 부정적 성향이 더 강화된 상태다. 무언가를 배우려 하지도 조금이랑도 당신의 상태를 호전시킬 방법을 찾으려 하지도 않으신다. 핸드폰에 파일 하나를 다운로드하여 여는 방법을 그리고 본인이 강박적으로 열면서 살피는 날씨앱과 지하철 노선도앱을 사용하는 방법을 오늘 다시 가르치며 기분이 정말 정말 별로가 되어버렸다. 조금이라도 사용이 쉬운 것을 가르쳐 드리려 해도 소용없다. 매일매일 같은 것을 가르쳐야 하는 것 스트레스다 아버지가 병자임을 알지만... 아직 노력하면 지연도 가능한데 아버지는 모든 것을 놓으셨다. 나는 아버지를 반면교사 삼고 노력하지만, 자식이 아버지를 반면교사 삼는다는 건 진짜 별로다.
나도 틀릴 수 있음을 기억하자. 그리고 매일 한 가지라도 새것을 배우자. 조금 더 나은 방법을 찾아보려고 노력하며 일상의 사소한 일을 집중해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