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세탁기가 없다. 완전히 사망했다. 오래되어 고칠 수 없단다. 부품이 없다나.. 사야 하는가 한참 고민했다. 인터넷을 검색해 봤다. 비싸다. 가장 저렴한 중국산도 살 수가 없었다. 동생 네 세탁기도 임종 전이란다. 우리 집 빨래를 죽어가는 애한테 얹을 수는 없었다.
이나가키 에미코라는 일본 작가가 동일본 대지진 이후 가전제품을 거의 다 처분하고 아날로그 생활을 하는 그런 내용의 글을 쓴 것을 본 적 있다. 그 사람은 혼자 살고 가진 옷등이 소소해서인지 아무튼 목욕을 하면서 손빨래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부모님과 나 이 세 사람이 만들어내는 빨래는 적지 않다. 우선 속옷류는 내가 손빨래해서 널기로 했다. 타월과 겉옷만 가지고 빨래방에 가기로 했다. 타월은 재고 소진될 때까지 겉옷은 빨래방 갈 분량이 모일 때까지 모은 후 가지고 가야 할 것 같았다 대충 한 달 세 번 정도 가자고 결론 내렸다. 빨래방에 가본일이 없서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좀 해봤다. 사용법 필요한 것 등등 인터넷 검색을 하니 이염 방지 시트 건조기용 시트 뭐 이런 게 있단다. 건조기용 시트는 빨래에 향이 나게 해 준단다. 소비자들의 평을 살피고 가격과 향 등을 고려해 하나 주문했다. 빨래방용 가방도 샀다. 쿠팡에 주문하니 다음날 도착했다.
한번 빨래방에 다녀 온후 카트를 사야겠다 결심했다. 빨래가 가득한 무거운 가방은 어깨가 망가져 약을 먹고 있는 내게 좀 힘들었다 그러나 금방은 힘드니 돈을 모아야지
다행히. 시골인데도 여긴 빨래방이 있었다.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곳이라서인듯하다.
요즘은 읽을거리를 챙겨 들고 빨래방에 간다. 다녀보니 이른 아침이 사람이 없어 좋았다. 낑낑거리고 가방을 맨 후 골목 몇을 지나면 24시간 불이 환한 빨래방이 보인다. 빨래를 넣어두고 동전을 바꿔 넣고 핸드폰의 타이머를 맞추고 세탁메뉴를 설정한 후 빨래가 시작되면 책을 읽는다. 너무 고요하고 좋다 책 읽기도 이런저런 생각을 하기도 좋다. 빨래를 다 한 후 따끈한 온기와 향기가남은 빨래를 차곡차곡 개어 다시 가방에 넣으며 밀린 기도를 하기도 한다.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편해지고 좋다. 내일 또 가야 한다. 빨래가 제법 모였다. 일어나는 시간이 자꾸 빨라질 만큼 잠이 안 오는데 새벽에 한번 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