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흥분을 좀 했다.

소시민의 생각

by 아이린

이곳 말고 글을 올리는 곳이 하나 더 있다. 읽어주는 사람도 거의라고 할 만큼 없고 그냥 매일매일 도장 찍듯 목표한 분량까지 써 보자 하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글을 올리다 보니 대충 300여 개의 글이 모였다. 목표는 1000개. 꿈도 아주 크다. 가끔 여기 쓴 글도 거기 올리지만 여전히 보는 사람 없다. 뭐 괜찮다. 잘 쓰는 글도 아니고 내 생각을 풀어보는 그런 조그마한 마당이니.. 첨으로 댓글이 달렸다. 기쁜 마음에 읽다가 나도 모르게 단어 하나에 흥분했고 지금 감정이 가라앉지 않아 어제 쓴 글의 후속 편 격으로 마구 내 생각을 쏟아냈다.


나는 정치적인 사람도 아니다. 뉴스도 보지 않는다. 계엄도 나중에 다 끝난 후 알았다. 세상일에 사실상 거의 관심을 끊고 살고 있었다. 나의 세상은 집과 내가 이동하는 거리 그리고 교회와 책을 통해 만나는 곳에 한정되어 있다. 그러나 대학 대학원 6년 공부한 흔적이 남아서 법에 대한 부분은 좀 예민하게 읽고 반응하게 된다.


그리고 기독교인이어서 일까? 철저하게 성경을 기초로 판단하라는 가르침을 받아온 정석적 사고 탓일까?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게 하소서라는 기도에 - 그러나 내심 내 뜻이 들어가 있었나 모르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결과도 하나님의 섭리가운데 이루어진 것이라고 혼자 다독이고 있던 중이어서 흥분했던 같다.


이 불편한 기분의 이유가 뭔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 내 기본 신념에 대한 도전이어서 그런 것 같다. 그 댓글의 내용이...


나와 다른 생각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그 의견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리고 다른 부분은 가능하면 대화와 타협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의견을 만드는 정반합의 과정이 뒤따라야 함은 오랜 내 신념이었다. 그러나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적이라는 사고방식이 만연한 세상은 너무 내겐 힘들다. 그분이 말한 법 꾸라지의 판단 기준이 뭔지 나는 모르겠다. 그 판단의 자격을 주는 것은 누구인가? 내가 흥분한다고 벌어질 일이 벌어지지 않는 건 아니란건 안다. 그냥 답답했다. 어린 시절부터 배워온 것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어서 그런다. 내가 과민하게 반응하는 걸까? 그렇지만 벌어지는 현실의 이면을 보는 훈련을 받아온 사람으로서 정의 실현 운운하는 말은 믿기가 힘들다. 새로운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 모르나 나는 그게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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