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검열은 이제 그만

나이가 무슨 상관

by 아이린

훌륭한 어른이 되는 법 뭐 대충 그런 제목의 책이었던 것 같다. 모든 책을 사볼 수 없으니 목차를 살펴보고 목차가 마음에 들면 그 책을 사보지만 그렇지 않으면 목차만 따로 저장해 두기도 한다. 메모장에 이런 게 너무 쌓여 읽어보고 정리하려다가 이 구절에 걸렸다


나이에 맞는 생활 이란 게 무얼까? 세상에 나이에 맞는 생활이 있는 건가?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잖나 누구 말대로 서른이면 잔치가 끝난다는 세상도 더 이상 아니고 생각보다 더 오래 살 수도 있는데 나이에 맞게 생활하라는 말이 들어맞는 말인가?


물론 내 나이에 10대 20대 자식이나 손주뻘 되는 이에게 이성적 감정을 느껴서 들이대는 그런 거를 말한다면 공감한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러나 아이돌 콘서트에 가거나 게임에 빠지거나(눈이 침침해 안되나?) 아웃도어 액티비티에 빠지거나(나는 몸이 둔해 안되고 몸치다) 그 외에도 가슴이 설레는 일이 생긴다면 할 수 있지 않나? 만화를 무척 좋아하는 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나 예전에 내 나이 정도의 사람들이 만화에 빠져 있으면 한심한 시선을 받곤 했다.


언젠가 여기 썼던 것 같은데 옷을 입는 일에도 나이라는 것이 검열의 잣대가 되는 듯한 게 불만이다. 나야 좋아하지도 않지만 밝고 화려한 색상의 옷 길이가 짧거나 달라붙는 의상을 내 또래의 여성이나 남성들이 입고 다니면 눈길을 끄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신기하다 주책이다 등등 아니라고?) 나이들면 칙칙하고 점잖은 옷만 입어야 하나?


동네에 대학에 다니고 직장에 다니는 아들을 둔 어머니가 있었다. 긴 머리에 짧은 가죽 스커트 호피무늬 상의를 즐겨 입는 분이었다. 나야 첨엔 신기해서 봤지만 개성이려니 하고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남편이 없다는 이유로 행실 운운하는 잣대까지 들이대며 옷 입는 것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좀 있었다. 이사로 그 동네를 떠날 무렵까지 아주머니의 스타일은 변하지 않으셨었다. 멋졌다.


나는 멜빵바지를 아주 좋아한다. 그런데 언전가부터 그걸 사지도 입지도 못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수차례 검색도 해보지만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사지 못한다. 입고 다니면 주책이라 할까 뭐 그런 생각 탓이었던 것 같다.


이제는 그런 걸 무시할 생각이다. 생각 보다 사람들은 나란 인간에게 관심 없음도 이제 알고 있고 잠깐 구설에 오르면 뭐 어때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당장 멜빵바지를 살 테다. 문제는 체중이 늘어 선택범위가 좁아졌다는 건데, 살펴보니 맘에 드는 디자인은 사이즈가 안 맞다. ㅠㅠ


아무튼 나이에 맞는 생활은 없다. 몇 살이면 뭘 이루고 몇 살이면 어디에 도달하고 뭘 해야 하고 등등 마음이 시키는 일이 세상의 법규범에 어긋나지만 않으면 해도 된다. 내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걸 하는데 나이가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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