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품 분리배출

마음 편하고 싶어 하는 일

by 아이린

처음 나가 살기 시작한 27살 때부터 재활용품 분리배출을 했다. 세 들어 사는 집 한 구석에 박스를 놓고 처음에는 유리병 플라스틱 그리고 캔 종류를 나누어 모아 일정량이 되면 슈퍼에서 파는 파란 비닐에 넣어 배출했다. 뭘 알고 그런 것은 아니고 내 속에 있던 약간은 편집증적 경향이 그렇게 하도록 만든 것 같다. 내가 그렇게 내놓는다고 뭔가가 달라지는 것 없다지만 나는 병 종류는 물로 씻고 물기를 제거해서 내놓았다. 캔도 한번 헹궈 물을 뺀 후 모았다. 정리 정돈을 잘하는 편은 아닌데 이걸 정리해 내놓는 일은 잘했다.


서울을 떠나기 전 살던 셋집 주인은 재활용품 수거 박스를 밖에 내놓고 비닐 철제류 종이류 유리 그리고 플라스틱을 다 분리해 내놓을 것을 요구하던 사람이었다. 나는 걸린 적 없지만 아 한 번 있구나 부서진 미니 탁자를 어떻게 치워야 하는지 몰라 (여러 소재가 섞인 거다) 쓰레기봉투에 넣어 두니 배출 마대를 사서 넣으라고 콕 집어 이야기하길래 건지 어떻게 아셨냐니 CCTV를 가리켜 보여주는 게 아닌가


이 동네로 이사한 후 쓰레기장이 된 집 앞에 당황해 혼자 좀 치워보다가 이게 뭔가 싶어 그만두었다. 아무거나 비닐에 다 넣으면 재활용품이라 생각하나? 쿠팡에서 재활용 쓰레기 배출 비닐을 사서 내 좁디좁은 방 앞 다용도실에 놓고 유리병 캔 비닐 종이 다 나누어 모으고 있다. 가끔은 내가 뭐 하는 짓인가 싶은 마음도 든다.

낡은 앨범은 소재별로 나누어 배출했고 다 쓴 연습장은 플라스틱 스프링을 빼고 나누어 배출했다.


이제는 무언가를 살 때 배출이 쉬운가 여부부터 챙긴다. 지난번에 주방 가위 손잡이가 부러진 이후 손잡이가 몸통과 일체인 것으로 바꿨다. 다이소에서 쉽게 살 수 있었고 그래서 마구 사들인 플라스틱 제품 구입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물론 물이나 음료 사 마시기도 완전히 끊지는 못했지만 줄였다. 페트병을 보니 심란해서 그렇다. 옷이야 몇 년째 구입을 거의 안 하니 열외로 하고...


사촌동생이 돈을 가지런히 펴서 한 방향으로 모아 정리해 지갑에 넣고 영수증 받은 것을 가계부에 정리해 넣고 파쇄하는 모습을 보며" 유난스러워서 언니는 돈을 못 버나 봐 " 이런 적이 있다.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일상의 소소한 것들까지 하나하나 짚고 넘어가는 게 문젠가? 나는 환경운동가는 아니나 내가 이 땅에 부정적인 흔적은 남기고 싶지 않다는 욕심이 있어 주의하는 거다. 영수증은 카드를 쓰지 않으니 받아 챙기지 않으면 내가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 알 길이 없어 소소한 것까지 다 받아 챙기는 건데 이것도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니 카드를 써서 문자를 받아야 할까?


참 다른 쓰레기 들은 오랜 시간 남아 있는데 내가 내놓는 것은 금방들 치워 준다. 다만 라벨이 죽어도 제거가 안 되는 것들이 아직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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