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는요
아버지가 물으신다. 우회전은 어느 쪽이냐
오른쪽으로 틀면 우회전 왼쪽으로 틀면 좌회전이에요. 아버지는 50년간 운전을 하셨던 분이다
팔꿈치를 잡아 방향을 돌려 드렸다.
날이 추워져 겨울 옷을 꺼냈다.
아버지에게 "공원 산책하실 때 이거 입으세요."
옷을 한참 쳐다보신다.
"사 온 거니?"
10년 이상 입으시던 오리털 점퍼다.
어머니와 함께 산책을 하고 오신 아버지가 화장실에 들어가신 어머니를 부르신다.
내가 물었다. " 왜 그러세요?"
옷을 어떻게 벗냐 신다.. 지퍼만 내리면 되는 점퍼다.
아버지의 점퍼의 지퍼를 내려 옷을 벗도록 도와 드렸다.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아버지에게 치매가 발병해서 인지가 점점 저하되는 증상이 나타날 거라고. 코로나가 한창일 무렵 말리는데도 고집스레 목욕탕에 다녀오신 아버지는 결국 감염되셨고 어머니와 나까지 격리되게 만드셨다. 당시 어머니와 내가 거주하는 곳은 서울이지만 아버지는 지금 사는 이곳 경기도에 거주하셔서 입원이 가능했다. 김포 어딘가에 있는 병원에 격리되어 입원하고 돌아오신 아버지는 자가 격리를 한 어머니와 나와는 달리 뭔가가 좀 변한 느낌을 내게 주었다. 어머니와 동생에게 이상하다 말했지만 원체 예민한 내 성격을 아는 두 사람은 내 말을 무시했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지나 2024년 3월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