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어떤 사이일까?

가보지 않은 영역

by 아이린

노랗게 물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여서 두 길을 모두 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오래도록 서서 한 길이 덤불 사이로 굽어지는 곳까지

멀리, 저 멀리까지 내다보았습니다.


그리고는 다른 길로 나아갔습니다. 똑같이 아름답지만

더 나은 길처럼 보였습니다.

풀이 무성하고 닳지 않은 길이니까요.

그 길도 걷다 보면

두 길은 똑같이 닳을 것입니다.


까맣게 디딘 자국 하나 없는 낙엽 아래로

두 길은 아침을 맞고 있었습니다.

아, 다른 길은 후일을 위해 남겨두었습니다!

길이란 길과 이어져 있다는 걸 알기에,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면서요.


나는 한숨을 쉬며 말하겠죠.

까마득한 예전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로 나아갔고,

그것이 모든 것을 바꾸었다고.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의 번역시중 하나다. 찾아보니 여러 버전의 번역이 존재하네. 가끔 내가 가지 않은 길 중 하나인 결혼에 대해 생각해 볼 때가 있다. 뭐 딱이 안 가겠다 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가지 않은 길 이제 와서 갈 일은 없지만 그 길을 간 사람들의 삶의 형태는 신기한 부분이 참 많았다.


언제더라 유키즈에서 사랑하기에 헤어진다는 부부의 사례가 소개된 적 있는데 똑같은 형태의 헤어짐을 본 일 있다. 전자야 헤어짐이 최선이었음은 인정한다. 후자는 어른에게 그러면 안 되지만 침 뱉고 싶은 위인이었다. 병든 아내를 버린 그 사람 은 그 병든 아내와 재혼을 했었다. 사업에 실패하고 자식 둘을 남기고 첫번째 아내가 나가버렸다. 후에 이혼하자는 연락이 왔다나. 그러고 몇 년 후 그 사람은 재혼을 했다. 음식점을 하는 노처녀란다. 음식점이 제법 잘 되었단다. 어쩌다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아내는 남편의 재기를 도왔고 전처의 자식 둘을 잘 키워 시집 장가를 보냈다. 우리들은 늦게 그 집에 복이 찾아왔다고 다행이라 했으며 새로 들어온 분을 참 반가워했었다.


몇 년 전이더라 그 아주머니가 쓰러졌다. 뇌경색이란다. 그러나 유튜브의 사례 속 아내와 달리 장애가 조금 심하게 생긴 정도로 마무리되었단다. 그래도 살았으니 다행이라 한지 얼마 안 되어 이 남자가 병든 아내한테 이혼을 하자고 했단다. 자세한 경과는 모른다만 부부는 결국 이혼했다. 양심은 있는지 아주머니의 재산에는 손을 안 댄 거 같더라만. 아주머니는 도움이 필요한 몸이라 그랬는데...


더 황당한 건 이혼 일 년 후 젊은 여자와 재혼했단다. 자식들도 다 혼인시켰고 사업도 제법 되고 그러니 이젠 젊고 건강한 아내가 필요했나 보다. 아버지는 그 분과 연락을 끊었다. 사람 같지 않다고. 나는 그 자녀들도 욕했다. 키워준 새엄마에게 미안하지도 않나? 아버지 재산이 더 많아 보이니 눈 돌리는 건가? 변호사라도 선임해 제대로 이혼소송 하시지.. 유퀴즈가 여러 해 전 기억을 불러일으키네.


결혼의 모습은 정말 여러 가지일 거다. 사람이 다른데 그건 당연하겠지만 병이 들어서 버려진 그 아주머니를 보니 내가 결혼이라는 길을 가지 않은 게 다행이다 싶고 건강하지 않고 문제가 많은 걸 알기에 그 길이 내게 안 열렸나 그런 생각도 들고 시인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을 글로 남겼지만 나는 최소한 결혼에 관한 한 가지 않은 길에의 아쉬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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