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적부터 유난스레 책 욕심이 많았다. 책에 관한 한 맥시멀리스트다. 서점 순례가 내 유일한 오락이었으니.. 순례 후 책보 따리를 들고 오는 건 예사고. 뭐.
방안에 쌓이는 책더미가 감당 안 되는 단계에 들어갈 때마다 이사할 일이 생겼다. 그때마다 이삿짐의 절반을 차지하는 책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이번에 또 이사를 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더 좁은 곳으로 가야 한다.
이사 때마다 고물로 치워도 세포분열 하듯 늘어나는 책들을 이번엔 반드시 줄이겠다고 마음먹었다. 책을 치우는 기준을 한참 고민했다. 곤도 마리에 식으로 가슴이 뛰지 않는 즉 내가 다시 보지 않을 것 같은 책들은 치우기로 했다.
한 권씩 살펴보며 분류했다. 이러면서 든 생각은 미쳤어.. 돈이 얼마야.. 책 사는데 쓴 돈만 모아도 시골에 집 하나는 샀을 거 같다. 지적 허영이 너무 심각했어
며칠에 걸쳐 책을 묶어서 쌓아 두고 인터넷을 뒤져 적당한 기증처를 물색해 수거 신청을 했다. 장애인들의 재활을 위한 사업장인데 예약한 날에 담당자가 300여 권의 책을 가져갔다.
잡식성으로 체계 없는 독서를 한 증거물들을 다 치웠다. 남은 책은 이제 처음 목표대로 100권남짓이다. 재독삼독할 가치가 있는 책만 남기고 나니 가뿐하다. 여기서 더 늘리지 않을 것이며 한 권 들이면 두권 내놓아 작은 상자만 남기겠다 결심해 본다.
#가진 것 소중히#미니멀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