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살롬의 누이 다말 이야기
이스라엘 사람들 말고도 기독교 신앙을 가진이들은 다윗을 위대한 왕으로 여기고 존경은 몰라도 좋아한다. 성경에는 다윗이 골리앗과 싸워 이긴 이야기도 나오고 사울의 아들 요나단과의 우정 이야기도 나오고 여인들과 얽힌 에피소드들도 많이 나온다. 처첩이 많았고 그래서 자식도 많았다고 하지만 성경에 이름이 알려진 자식이나 처첩은 얼마 안 된다. 그중 딸의 이름은 다말을 제외하고 본 기억이 없다. 압살롬의 여동생으로 알려진 다말은 압살롬의 외모가 뛰어났다고 알려져 있는 것으로 미루어 다말 역시 아름다웠던 것 같다. 이스라엘의 혼인법은 잘 모르겠다. 근친혼이 가능했는지 어쩐지
다말의 사건에서 보면 근친혼도 가능했나 보다. 강간을 하려고 덤비는 배다른 오빠에게 차라리 혼인을 청하라고 하며 거기서 빠져나오려 애쓴 것을 보면 말이다. 어머니가 다르다고는 하나 여동생을 강간한 내용도 읽기 불편했지만 볼일 다 봤다고 쓰레기처럼 여동생을 몰아내는 내용도 정말 어이없었다. 그러나 더 어이없는 것은 자신의 딸이 당한 일에 대한 다윗의 대응이다. 자식이 당한 치욕이 또 다른 자식이 저지른 일이었을 때 부모 입장에서 대응할 방법이 막막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심히 노하긴 했으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여러 자식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필연적 문제는 인정하나 그래서 그 대응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음은 인정하더라도 가장 큰 권리와 의무와 힘을 지닌 '가장'이자 '부왕'인 다윗이 올바른 가해자 처벌 내지는 피해자 구제를 행하지 못했던 것은 책망받아야 한다. 그 결과 다말의 오라비 압살롬이 장남인 암논을 살해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이후 이는 압살롬의 반란으로 이어진다.
오라비 압살롬은 다말에게는 '지금'은 잠잠히 있으라며 후일을 준비했을 것이다. 당장 무언가를 하는 게 이익이 안된다 판단했을까? 부왕 다윗은 화를 내고 책망한 이후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압살롬이 누이에게 말한 '지금'은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졌다. 오히려 왕가 내에서도 압살롬 본인의 집에서도 이 일은 쉬쉬하며 덮어지게 되어 버린 것이다. 이후로 다말에 대한 언급은 더 이상 없지만 그녀는 아버지와 친 오라비에 의한 2차 가해까지 받아버렸다. 강간범과 한 하늘 아래에 살고 자신이 당한 피해에 대해 어떤 대응도 하지 않는 아비와 기다리라고만 하는 오라비라니 폭력사태에 대한 처벌도 없고, 궁정 내에서 암논에 대한 다윗의 묵인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처량히 지내며 그녀 다말이 편할 수가 없었을 것 같아 안타깝다.
압살롬도 편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는'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지나도 늦지 않다'는 그 말처럼 참고 조용히지내고 때가 되었다 싶을 때 형을 죽여버린다.
이후의 여러 가지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는 굳이 적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사건들은 다윗의 자식 교육이 얼마나 막장이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결과물이다. 장남인 암논이 이복동생을 성폭행하는 인륜을 벗어난 짓거리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별 다른 처벌을 하지 않은 것 그리고 형제를 죽이는 살육이 벌어질 계기가 이를 통해 만들어진 것 또 형을 죽이고 도망간 압살롬을 불러들이기로 했으면서도 일부러 압살롬을 반쯤 연금상태로 만들어 돌아온 압살롬에게 의혹과 불신을 품게 한 빌미를 제공한 것 등등 모든 것은 다윗 스스로가 자초한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윗은 왕이자 군인으로서는 뛰어났는지는 모르나 한 집안의 가장이자 아버지로서는 영 아니었다.
다말은 오라비 압살롬이 큰 오라버니 암논을 죽이고 도망간 후 돌아오고 연금 상태나 다름없이 지내다가 반란을 일으킨 것 그리고 결국 패해 죽는 과정을 다 보았을 것이다.. 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부모는 없는 이만 못하다. 공주로 존귀하다 여겨지는 위치였는지는 모르나 혼인하지 않은 여자가 입는 채색옷을 찢고 재를 뒤집어쓸 수밖에 없던 다말은 얼마나 힘들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