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골 주사를 맞다

뭐라도 하기 위해

by 아이린

지금 이 시골로 이사 오면서 아니 실직할 무렵부터 아픈 다리를 치료할 엄두를 못 냈다. 교통사고 후 아파서 맞은 연골주사 6개월 후 다시 6개월 후 이렇게세차례 맞으면 상당히 좋아질 거라고 의사가 그랬다. 뭐 당시에는 돈을 벌었으니 그러면 되겠지 했다. 원래부터 안 좋은 집안 사정은 더 나빠지고 내 다리 역시 퇴행성 관절염이 와서 말도 못 하게 나쁜 상태가 되었다. 이사 오기 전 마지막으로 간 병원 의사는 수술 이야기를 했지만 나는 그럴 형편이 아니었다. 최소한 수술을 하면 재활을 해야 하는데 그 돈은 누가 내며 재활기간 동안 나는 누가 먹여주나 진통소염제만 잔뜩 처방받고 관절에 좋다는 영양제만 샀다.


그리고 대충 3년이 지났나? 누군가가 연골주사 보험 급여 가능하다는 이야기에 정형외과에 다녀왔다. 집에서 차 타고 30분 정도 걸리는 데 있는 병원이다. 의사에게 이런저런 히스토리 이야기 한 후 의사의 말대로 엑스레이를 찍었다. 엄청 나빠진 듯하길래 스테이지를 물으니 퇴행성 관절염 3기란다. 3년 전에도 그랬다 3기라고 최소한 더 나빠지지는 않았구나. 의사에게 돈이 없고 보험 급여 되는 것 이상은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큰 효과 없을 거라 고개 갸웃하는 의사에게 암컷 안 하는 것보다 뭐라도 하고 싶어 그러니 주사 놔달라 그랬다. 10년에 걸쳐 조금씩 무너진 무릎 그리고 유전 질환으로 인한 마비때문에 무언가를 할 경제적 능력은 전혀 없지만 할 수 있는 게 뭔지 찾고 그 노력이라도 하는 중이다.다음 주에 한번 그리고 그다음 주에 한번 6개월 후 또 맞고 그러자. 약도 위장이 안 좋아 먹으라는 대로다 먹진 못하나 하루 한 번은 먹고 관절 영양제도 더 열심히 먹자. 지금은 너무 더워 공원에 못 가나 조금만 나아지면 공원에 가야지...


자꾸 아파서 늘어져있고 바보 같았던 모습과는 안녕이다. 뭐든 하는 게 답이다. 정답인지 몰라도 한걸음 한걸음 가다 보면 길이 보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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