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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EuN Nov 12. 2024

셀프 입니다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한 '셀프'

'배달의 민족 주문 띵동~ 배달의 민족 주문 띵동~'♪

'쿠팡 이츠~ 쿠팡 포장 주문~' ♬

'요기요~ 주문~ 요기요 주문~'

'땡겨요~ 주문~ 땡겨요~'


요즘 배달 운행하는 음식점에서 흔하게 들리는 알람 소리다. 손님들 식사에 시끄럽지 않게

그리고 주문이 취소되지 않게 재빨리 수락을 눌러줘야 한다.

유독 큰 회사가 있는 동네라 주로 고객은 직장인이다. 성수동까지도 배달이 되기에 단골

병원이나 회사 주문도 12시~1시에 몰리는데 제일 피크시간이다.

자주 찾아오신 손님들은 안내하지 않아도 기본 필요한 앞치마 앞접시 기본찬은 셀프로

이용하신다. 1인 홀 관리를 하고 있기에 우리 가게도 셀프가 맞다.



"사장님! 여기 양파절임 좀 더 갖다 주세요"

식사하시던 손님들 사이로 적막이 흐르고 간부급 되는 분이 무안하지 않도록

급히 팀에서 어려보이는 분이 재빠르게 셀프존으로 향했다.


한가하거나 여유가 되면 드리지만 식탁에도 메뉴판 아래에도 셀프 이용 안내 문구가

있지만 요청하는 경우는 많은편이다.


키오스크가 있고 테이블 오더기가 있는 곳에서는 직원 호출도 오더기로 한다.

동네 맛집 노포 느낌의 빈티지한 우리 쌀국수는 아날로그 운영이지만

셀프는 동일합니다만....


직장인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방문해 주시는 손님들이 주문한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걸

볼때면 뿌듯하다. 그리고 맛있게 먹는 법을 추천해 달라는 분들도 계시면 적극적으로 알려드린다.

그 중에 제일 좋은건 "너무 맛있습니다. 다음에 또 올꼐요" 하는 손님들이다.

그런 분들 중에 혼밥하러 오는 분들의 명소다. 직원들은 암묵적으로 호흡을 맞춰 일하고

가게 내부에는 식사하는 손님들의 웃음소리, 여러번 뵌 단골이여도 눈인사만 하는 손님,

잔잔한 매장 음악만이 분위기를 형성한다.



'셀프'에서 손님들께 배려를 받는다. 배달이 울려 주문을 늦게 받으러 가도 기다려주고,

손님께 음식을 먼저 나가야 할 상황이면 카운터에서 계산을 기다려주시며,

눈치없는 아빠가 단무지를 더 달라고 하면 재치있는 아들이

"아빠! 요즘은 다 셀프야!! 빨리 갔다와~~!!!" 하고 안내 해 준다,


상사가 일어나 셀프존을 가면 전체 일행이 우르르 모여 물티슈 앞치마 앞접시를 나눠

챙겨가는 모습도, 도도한 여자친구가 새침하게 기본찬을 요청하려고 하면

자상한 남자친구는 "내가 다녀올께~"라며 수북히 음식을 챙겨간다.


어느날은 기본찬 조차 챙겨가지 못할 만큼 홀이 갑자기 채워졌는데,

물병 물잔을 챙겨가시는 손님에 기본찬은 챙겨드리려 했지만 괜찮다고 천천히 주문하시는 걸

보고 어쩌면 대접 받고 싶어 온 식당에서 스스로 이용하라고 하는 '셀프' 시스템이

불쾌할 수 있을텐데 오히려 따뜻한 배려가 오가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더 할 나위 없이 감동이였던 건 계산이 끝나고 치우러 간 테이블이 이미 그릇정리가

되어 있던 일이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그릇만 치우고 테이블만 닦으면 되도록 말이다.

그분들은 단골이였고, 매번 치우고 가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넸다.


월남쌈과 냉쌀국수
돈까스와 냉쌀국수
초밥과 명란젓  파스타

번외로 점심메뉴 공유해요 :)

냉면 좋아하시나요?  저는 겨울에도 찾을만큼

좋아하는데요. 쌀국수도 살얼음 띄운 메뉴가 있어요.

돈까스엔 우동 초밥엔 냉모밀이 떠오르죠?

사골육수 그대로 전해지는 냉쌀국수도

꽤 괜찮은 조합이예요. 맛있는 식사 잘 챙겨드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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