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병원 진료를 봤다. 선생님께서 초음파를 보고 이틀 뒤에 난자를 채취해야겠다고 말씀하셨다. 진료 뒤에 채혈실에 가서 피를 뽑았다. 주사실에 가서 ‘조기 배란 억제’ 주사도 맞았다. 난포 터지는 주사는 저녁에 남편이 놓아주었다. 남편이 해주니까 덜 아픈 느낌도 들었다. 자기 전에는 질정을 넣었다.
나는 수면마취로 난자 채취를 진행하기로 해서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었다.
화장은 스킨과 로션 정도로만 하고 매니큐어는 제거하고 장신구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네일의 경우 손톱은 반드시 지워야 하고 발톱은 안 지워도 된다고 했다. 페디큐어를 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는데 지우라고 했으면 아까워서 울뻔했다.
난자 채취 D-1
주사실 선생님이 난포 터지는 주사를 맞은 후에는 과격한 운동은 하지 말고 가벼운 운동이나 일상생활은 가능하다고 하셔서 점심에 친구들을 만나고 만보정도 걸었다. 누가 배를 쿡쿡 찌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파워워킹은 안 했다. 밤 12시부터는 금식을 했다. 다음날 난자 채취 전까지는 물도 마시면 안 된다.
난자 채취 D-day
난자 채취 시간은 오전 9시 50분. 2층 시험관센터에 가서 접수를 하고 오빠는 정자 채취를 위해 나는 난자 채취를 위해 각각 다른 방으로 흩어졌다.
간호사는 내 왼쪽 손목에 종이 팔찌를 채워주고, 나를 1인용 병원 침대가 있는 방으로 안내했다.
나는 하의 탈의 후 가운으로 갈아입고 누워서 초조하게 대기했다.
잠시 후 들어온 간호사는 내 몸에 세 대의 주사를 놓았다.
주사 ① (왼쪽 팔) 알레르기 검사 주사 [가장 아픔]
주사 ② (오른손등) 수액 주사(채취실에 들어가면 마취주사가 들어가는 곳)
주사 ③ (엉덩이) 항생제
주사 후 잠시 누워있다가 간호사를 따라 채취실로 들어갔다.
채취실 안에는 담당 선생님과 간호사 4명 정도가 있었다.
나는 의자에 앉았고(굴욕 의자라고 하는데.. 그냥 산부인과에 진료 보는 의자) 내 양발은 의자에 묶였다. 마
취시작 전에 몇 개를 이식하고 싶은지 선생님께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마취제 들어가요." 하는 소리와 함께 정신을 잃었다.
눈을 떴을 때, 나는 회복실 침대에 누워있었다.
왜 채취실에 간호사가 4명이나 있었는지 알겠다. 나를 여기까지 데려오려면 여간 힘을 썼겠구나.. 안쓰러우면서도 웃음이 났다.
더 자고 싶었는데 정신이 점점 말똥말똥해졌다. 채취된 난자 개수가 궁금하기도 했고..
대략 20분쯤 흘렀을까. 한 간호사가 커튼을 열고 들어왔다.
"채취 잘되었습니다. 총 19개 채취했어요."
‘채취가 잘되었다니? 그렇게 많이 채취한 게 잘된 거라고?’
나에게 그 말은 기쁜 말은 아니었다.
난자 채취 개수가 많으면 복수 찰 가능성이 높고 복수가 차면 신선배아를 이식할 가능성이 낮으니까.
채취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 2022.2.4.(입춘) 전까지 아이를 낳으면 아이의 띠가 소띠고, 2.5. 이후에 낳으면 호랑이띠다.
닭띠인 남편은 호랑이띠가 상극이라며 내게 소띠를 낳고 싶다고 말했고 우리의 시험관 일정도 그에 맞췄기에 나는 반드시 소띠 아이를 낳아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