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꿀삐 May 29. 2022

57. 휴직을 하니 회사가 그립다

정년퇴직까지 버티기

휴직을 하면 회사 생활에서 벗어나니 마냥 좋을 것만 같던 내 예상과 달리 슬슬 회사가 그립다.



시간 낭비 같던 티 타임이나 회식이 그립다.

사내 메신저로 동료들과 이야기를 주고받던

그 시간이 그립다.

팀원들과 상사 험담을 하던 일이 그립다.

계획서를 올리고 결재받던 그 떨림이 그립다.

너무 바쁘고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던 순간에 "이것만큼은 우리 회사에서 네가 최고야."

라고 를 치켜세워주던 과장님의 목소리가

무척이나 그립다.


그리운 건 사람과 일뿐만이 아니다.



돈이 그립다.

회사를 다닐 때는 내 능력에 비해 적은 월급을 받는다고 생각해서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다.


구치는 자산 가격에 비교하면 초라한 월급 때문에 노동의 가치를 과소 평가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를 받아주는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과분한 일이다.

남편 눈치 안 보고 내 돈으로 살 거 사고 할 거 하그때가 무척 그립다.


사람들과 딪치는 게 싫고

피상적인 인간관계가 너무 피곤

나는 조직 생활과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재테크에 성공하면 조기 퇴직을 하겠다"라고 큰소리치던 나였는데..


어찌 된 일인지 사람이 그립고 일이 그립다.


참 다행이다.

퇴직이 아닌 휴직을 해서

참 다행이다.

돌아갈 곳이 있어서


육아라는 긴 터널의 끝이 있어서.



그래도

복직하면 또 휴직이 하고 싶겠지..?

작가의 이전글 56. 출산이 끝이 아니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