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육아는 체력이다
출산은 30대에 하는 걸로
발목과 무릎이 시리고 쑤셔서 보호대를 차고 러닝 머신 위를 달린다.
운동을 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활기차져야 하는데
점점 무거워지고 뻣뻣해지는 것 같아서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골반에서 자꾸 뼈소리가 나서 골반교정기를 대여했다.
흑염소를 세 달째 복용 중이다.
그동안 모아둔 돈을 산후조리하는 데에 다 쏟아붓고 있다.
우주는 무럭무럭 자라서 어딜 가든 우량아 소리를 듣는다. 자식이 건강하게 잘 크는 것은 좋지만 안아주는 게 벌써 힘에 부친다. 앉아서 안으면 서서 앉으라고 하고, 서서 앉으면 걸어 다니면서 안으라고 한다. 수시로 안으니 거북목과 어깨 말림이 더욱더 심해지는 것 같다.
모든 것에는 총량의 법칙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육아 후 가장 아쉬운 것은 체력이다. 20대에는 너끈히 밤을 새우고 체력이 좋다는 말도 많이 들었는데 30대에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면서 에너지를 다 썼다.
시험관, 임신, 출산을 거치면서 이제는 체력이 바닥이다. 40대에 출산해서 이렇게 체력이 달릴 줄 알았다면 좀 쉬엄쉬엄 살 걸..
아기는 예쁘지만.....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행복이지만.....
몸이 힘든 건 행복한 것이랑은 다른 문제인가 보다. 우주가 걷고 뛸 때 같이 놀아주려면 더 열심히 운동을 하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