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의 이야기
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어떤 이야기이든지.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님의 상식의 틀을 깨는 이야기,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추리소설, 김진명 작가님의 비판과 주장이 서린 역사 소설, 기욤 뮈소 작가님의 설명하기 어려운 현실과 이야기의 경계를 오고 가는 분위기, 이덕일 역사 작가님의 역사 글들, 김동식 작가님의 단편 소설, 내 꿈을 정해준 김초엽 작가님의 sf소설…
더불어 웹소설과 웹툰의 로판, 로맨스, 무협, 스릴러…등등
수많은 이야기를 좋아했고 사랑했고 아꼈다.
작가님마다 다르게 풀어낸 세계의 분위기를 사랑했다.
고심하며 쓰였을 그 세계들을 마음껏 탐했고 품었고 원하는 만큼 즐겼다.
그렇기에 우주의 점들을 이은 별자리의 이야기는 나에게 너무도 기쁜 것이었다.
밤하늘의 별들이, 서로 아무 의미 없는 것들이 엮이고 모여 별자리를 만들고 이야기를 이룬다.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하는 흰 점 하나하나를 이어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그린다.
그 속에 사랑, 탐욕, 기쁨과 슬픔 등의 희로애락이 담겨있다.
별을 이루는 이야기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바탕에 둔다.
인간의 모습을 닮은 신을 만들어낸 이야기.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대로 신을 만들어낸 특별하고도 신기한 신화다.
신의 모습에 희로애락이 담겼고 그곳에 인간도 함께 담겼고 그리고 별자리의 이야기를 이뤘다.
어릴 때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를 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완전한 모습이 아니라 사랑과 슬픔, 아픔, 즐거 움을 겪는 신들의 세계.
과거 사람들이 하늘의 보여 자신의 모습들을 하늘에 올려 별자리와 신들과 이야기를 만든 것이 아닐까.
동경하고 존경하는 신이 아닌 자신들의 모습을 닮은 신들을.
그리스 로마 신화가 지금껏 유명하게 남아있는 것도 어쩌면 그래서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일상을 닮은 신들. 평범한 일상이 특별한 신들의 일상이 되는 것이다.
어릴 때 동생과 함께 놀던 순간들을 그리스 로마 속의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와 닮아 그 쌍둥이 이야기를 좋아했던 것처럼.
가장 평범한 이야기가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들에 하늘을 더해 가장 특별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별자리 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자신의 별자리이다.
내 별자리는 물고기자리인데, 이 물고기자리는 아프로디테와 에로스가 산책하다가 괴물 티폰을 마주해 물고기로 변신해서 강물에 뛰어들었고 그 모습이 별자리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가진다.
생일이 겹치는 사람들끼리 같은 이야기를 하나씩 가지고 있는 것은 기쁜 일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기억해 뒀다가 주변 사람들과 나눠보자.
같은 이야기를 지닌 사람들을 공통점을, 다른 이야기를 지닌 사람들은 서로 나놀 수 있는 기회일 것이다.
조금 방향을 틀어서, 별자리는 이야기일 뿐 아니라 밤하늘의 지도다.
사실 이건 불빛이 넘쳐흐르는 도시에서는 의미가 없고 올해 관측에 나가서야 알게 된 사실이다.
관측에 나가면 한쪽 손에 레이저를 들고 우주에 쏘면서 설명을 해주시는 임원 선배님이 꼭 한분씩 계시는데,
그냥 눈으로 훑으면 보이는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아를 중심으로 북극성부터 별자리를 하나하나 찾아 나가시더니 그 사이에서 보이지도 않는 은하나 성운의 방향을 찾아 그곳으로 망원경을 맞춰 내어 관측하는 것이다.
신기하다.
안타깝게도 잘 기억은 안 난다.
그저 전갈자리의 발가락인지 손가락인지 보인 별 3개.
오리온자리의 허리띠 별 3개,
카시오페아 다음으로 찾는 세페우스 자리 정도를 기억할 뿐이다.
별자리의 이야기들을 소개해 주는 것도 좋지만 이 정도는 검색하면 나오는 것들이니 그런 것보다는 대삼각형들에 대해 소개하고 싶다.
나는 지금껏 북극성이 제일 밝은 별이고 그다음이 시리우스인 줄 알고 살았다.
그래서 관측에 나갔을 때 북극성이 제일 밝겠거니 했는데, 놀랍게도(지구과학을 안 했기 때문에 별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별을 언제나 베가, 직녀성이었다.
그리고 그것과 함께 이루는 여름철 대삼각형, 베가, 알타이르(견우성), 데네브.
별의 일주운동이니 하는 것들은 까먹은 지 오래라서 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난 지금까지는 주로 여름에 관측했기에 이 세 별과 함께 시작하는 일이 많았다.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은 없지만 봄, 가을, 겨울 대삼각형도 있다.
봄은 아쿠두르스, 스피카, 데네볼라
여름은 베가, 알타이르, 데네브
가을은 사각형이다. 마르카브, 쉬트, 알게니브, 알페란츠
겨울의 프로키온, 베텔기우스, 시리우스.
이것만 알아둬도 관측할 때 이것들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별자리의 위치 찾기가 훨씬 수월해지는 감이 있다.
밤하늘에 별들이 지닌 소중한 이야기들.
수많은 사소한 이야기들이 하나의 신화를 이룬 것이 너무도 즐겁다.
전지적 독자 시점이라는 웹소설과 웹툰이 있다.
아마 웹툰을 즐긴다면 대부분 아는 작품일 것이다.
이 웹툰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함께 나온다.
마치 별들의 이야기처럼.
별과 같은 글을 쓰고 싶다.
어떨 땐 위로가, 어떨 땐 분노가, 어떨 땐 슬픔이, 어떨 땐 즐거움이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지닌 글을 쓰고 싶다.
여름, 가을
북극성을 중심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별자리들이 하루에 한 바퀴씩 돈다.
그중 그 계절마다 가장 잘 보이는 별자리가 계절별 별자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