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구원을 포기한 이유
연구원을 꿈꾸기 시작하고 사춘기로 생명의 기원에
관심을 가질 때, 그것은 우주와 관련이 없을 수 없었다.
생명의 탄생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우주와 연결되었고 빅뱅은 어디서 시작되었나.
조상을 타고 올라가면 나오는 것은 뭐지?
우주의 시작이 빅뱅이면 빅뱅 이후는?
우주 밖은?
우리의 미래는?
내 갑갑한 궁금증은 자연스럽게 우주와 연결되었다.
답이 없고 의미 없는 질문들.
이상하게 놓지 못했던 질문들.
당연히 천문학자도 내가 가고 싶은 진로의 목록에 있었다.
하지만 나는 천문학자의 꿈을 꾸기 무섭게 빠르게 포기했다.
중학교 2학년 과학 선생님께서 보여주신 내 첫 관측 토성에도 나는 천문학자의 꿈을 다시 꾸지 않았다.
이유는 단순했고도 컸다.
천문학은 연구라는 것을 하기에 내가 보긴에는 너무도 무거웠다는 점.
연구하는 직종을 가지고 싶다는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스스로의 연구를 성공하는 모습을 꿈꾼다.
무언가에 빠져 학회에 다니고 여러 학자들과 토론하고 실험하고 논문을 쓰고 내고.
각 나라 안팎으로, 이 주제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다니는 것.
그게 내가 꿈꾸는 연구직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우주는…
첫째로 내가 뭘 연구한다 해도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게 무서웠다.
두 번째는 연구에 성공해도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지금은 그게 아니라는 걸 안다. 우주의 발견은 큰 발견일 것이다.
하지만 그 당시 내가 생각하는 연구의 성공은
그 발견으로 사람들의 인지, 생각 또는 더해서 생활이 바뀌는 것이었다.
좁디좁은 관련자들 외에는 알 것 같지도 알아볼 것 같지도 않아 보이는 연구…
그게 무거웠다.
그게 내가 일찌감치 천문학을 포기한 이유였다.
관련 학과를 쳐다보지도 않았고 지구과학수업조차도 듣지 않았었다.
천문이 싫다기보단 기후나 지리가 싫다는 이유였지만, 천문을 배우는 것도 흥미를 가지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는 중학교 3학년 DNA, 유전을 배우기 시작하고 생명의 시작에 대한 실마리를 얻기 시작했다.
내가 늘 궁금했던 그것을 천문보다 더 가깝게.
수없이 찾아본 책과 유튜브 자료들. 지구리셋설, 외계인 납치설, 지구 철장설 세계 7대 미스터리…
온갖 미스터리에서 벗어나
유전. 그리고 최초의 생명체 루카.
그리고 지구 끝의 온실.
내게 미세먼지를 먹는 덩굴식물을 만들도록
꿈을 가지게 한 책.
그때부터 농대는
생명의 시작에 이어 미래의 식물까지도 엿볼 수 있는 분야가 되었다.
생명, 농대로 진로를 잡는 것을 마무리하고 고등학교로 진학.
천문은 자연스레 가슴속에서 잊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