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연휴 어디 갔어...
추석 연휴가 끝났다.
긴 만큼 아쉽고 편한 만큼 짧게만 느껴지는 연휴였다.
1학기도 굉장히 바쁜 날들이었지만, 2학기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기에, 이번 연휴가 더 달고 짧게 느껴졌던 것 같다.
정신없었던 일상에 조금이라도 쉼표를 찍을 수 있는 시간.
물론 쉼표가 끝난 지금, 일상이 다시 시작되기 무섭게 중간고사가 코앞이라 정신없는 미래가 벌써부터 눈앞에 그려진다.
중간고사에 더해 시험기간임에도 드문드문 있을 동아리 활동, 밥약, 과제...
다 내가 자초하고 벌인 일이지만 생각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건 어쩔 수 없다.
2학기에는 별 관측 동아리에서 준임원 비슷한 것을 하고 있다.
이 직책의 임무는 동아리 소모임 미션을 해야 한다는 것!
즉 내가 시험 기간임에도 이 소모임을 모아 친분을 쌓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는 뜻이다.
동아리에서 하나의 역할을 맡을 수 있어 굉장히 기쁘고 즐겁고 과분한 일이지만...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한가하고 평화로운 대학 생활이 아닌 여기저기 정신없고 바쁜 생활(동아리에서 노느라)에 당황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내심 좋으면서도 걱정되고 기쁘면서도 하고 싶지 않은 감정 사이의 갈등에 점점 아무 생각 없이 더 바쁘게 사는 건 기분 탓만은 아닌 듯하다.
연휴가 끝날 때쯤에야 쓰는 글이지만, 이번 추석은 시작 전부터 기대했던 것이 있다.
보름달!
이번 추석에는 큰 보름달이 뜬다는 소식을 듣고 시골로 내려갈 때 기대하고 갔는데 아쉽게도 비가 와서 기대했던 크고 둥근 보름달은 보지 못했다.
대신 약간 진 달이라도 찍었다.
시골로 가니까 달이 잘 보이는 날 도시보다는 더 많은 별을 함께 볼 수 있는 것도 기대하는 일 중 하나였는데
아쉽게도 이번 추석은 비가 왔지만...
앞으로도 추석은 아직 많이 남았으니.
달리는 기차 안에서 다음 추석의 보름달을 기약하며 글을 쓰고 있자니 새삼 큰 느낌이다.
벌써 추석이라고?
벌써 1년이 다 가는 중이라고?
내 대학교 1학년이 끝나가는 중이라니.
아주 오래전 류시화 시인의 사인회에 간 적이 있다. 아마 아직 내 꿈이 시인이었을 때인 것 같다.
그때 시인이 되고 싶다 했을 때 류시화 시인이 어디서든 글을 쓰라면서 예를 들었던 것이 기차 안이었는데. 시는 아니지만 의도치 않게 기차 안에서 글을 쓰고 있자니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사인회가 떠오른다.
내가 그때 그 말을 꽤 감명 있게 들었었지.
새삼 그때와 다른 모습에.
기차에서 글 쓰다 시간이 빠르게 흐른 걸 제대로 느낀 것 같다.
그럼 다음 추석의 보름달을 기다리며
또 다음 쉬는 순간을 기다리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 너무 바쁘거나 힘들지 않기를... 제발
아래 2개가 프로모드로 찍은 사진인데,
일반 카메라가 더 잘 나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