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몰입력 『차일드 호더』

휘몰아치는 긴장감을 가진 소설

by 이유신

'이런 소설을 쓰고 싶다.'라고 느낀 소설이 몇 권 되지 않는다. 첫 번째 소설이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다. 감성적이면서 풍경과 감정표현, 스토리까지 완벽했다.

몇 년 동안 마음에 와닿는 소설을 만나지 못했다. 최근 소설『차일드 호더』를 읽게 되었다. 나와는 다른 감성의 스릴러 소설이지만 나도 이렇게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읽는 순간부터 멈추기가 힘들 정도로 몰입감이 좋았다.


나는 비명을 지른다.
내가 듣기에도 소름 끼치는 비명이다. 뒷걸음치다 침대 모서리에 발이 걸려 비틀거리다가 손에 들고 있던 양초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총을 숨겨놓은 서랍장을 흘끗 보고 나서 다시 고개를 들었을 뿐인데 창밖에서 나를 바라보던 창백한 얼굴이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



소설에서 흥미를 느끼게 하려면 그다음을 궁금하게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예측하지 못하게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이 그렇다. 한치도 예상하지 못하면서 읽었다. '그래서 어떻게 된 거지?' 육성으로 터지면서 읽어갔다.

갑자기 나타난 한 아이의 끔찍한 차림새. 오두막 안에서 주인공과 아이 사이의 김장감. 그 긴박함의 표현을 나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전기가 나가자 오두막 안은 순식간에 암흑천지가 된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막상 정전이 되자 덜컥 겁이 난다. 나는 이런 순간이 오면 이불 속에서 등을 켜고 책을 읽다 잠들 줄 알았다. 현실은 캄캄한 주방에서 낯선 아이와 마주 앉아 있다. 몇 시간 전에 누군가를 죽였거나 심각하게 다치게 했을지도 모를 아이와 단둘이. 게다가 아이는 지금 잔뜩 날이 서 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이 살아온 삶이 너무 불안하거나 불행해서 좀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누구나 한 번쯤 절벽 끝에 서 있는 것 같은 절박함으로 살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자신을 그렇게 만든 사람에게 복수심을 불태우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때로는 그 일을 통해 어떤 것이 소중하고 자신이 뭘 원하고 살았는지 알게 해주기도 한다.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누구보다 다른 사람의 상처를 볼 줄 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리 잔인하지도 폭력적이지도 않았다.


이제 모든 게 분명해졌다.
엘리너는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빠를 찾아내 벌을 주려고 한다. 아이가 계획한 복수의 여정은 바로 이 오두막에서 끝나게 된다.
........
나보다 엘리너를 잘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나 역시 같은 경험을 했으니까.


『차일드 호더』프리다 맥파든 지음 /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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