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하지 않은 능력일지라도 『기억 전달자』

미래를 소재로 한 소설

by 이유신

책에서 보이는 사회는 겉으로는 안정돼 보이고 규칙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스스로 선택조차 하지 못하게 차단해 버리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주인공 조너스는 마을에서 기억전달자라는 임무를 맡게 된다. 처음엔 선물과도 같은 영광이라고 다들 대단하게 여겼다. 하지만 점점 특권이 아닌 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마을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아무것도 몰랐을 때는 어른들과 사람들이 하는 대로 다 따랐다. 하지만 그 비밀을 알게 되는 순간 큰 고통이 밀려왔고 큰 책임감을 느꼈다.

인생을 누군가에게 과하게 통제되어서 살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조너스는 마을 사람들이 자신과 자신의 새로운 직무를 받아들이고 있으며, 아기 칼렙에게 그랬던 것처럼 자신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걸 느꼈다. 감사와 자부심으로 마음이 부풀어 올랐다.
그러나 동시에 두려움이 가득 차는 것도 느꼈다. 조너스는 기억 보유자로 선출되는 것이 어떤 일인지 알지 못했다. 자신이 무엇이 될지 알 수 없었다. 아니면 무엇이 자신이 될지 알지 못했다.



우리는 많은 부분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기계에 의존한다.

길을 찾기 위해 내비게이션을 의지하고,

빠른 해답을 얻기 위해 AI에게 답을 구한다.

그 순간 삶은 편해지고 실패할 확률도 줄어든다.

내가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한 올바른 선택지가 펼쳐진 셈이다.

그 편리함에 대가가 무엇인지 생각해 봤다.

책에서는 개인의 자유를 과하게 보호하거나 통제하면 개인의 생각하는 능력을 잃게 되고 힘을 쓰는 능력이 약해졌다. 아무 이유 없이 통제하는 시스템에 따라가는 것이었다.

편리함의 대가는 아마 질문이 줄어드는 세상이 아닐까 싶다.

그동안 삶에 대한 질문들은 스스로 책을 읽고 사색하며 찾아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답을 인터넷에서 다 얻는다면

내가 가진 질문들을 찾아가는 과정이 없어질 것이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편리해진 세상과 삶과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점을 받아들이되 과하게 의지하지는 않기로 다짐해 본다.




“기억을 품는 게 힘든 가장 큰 이유는 고통이 아니라 외로움이다. 그러니까 기억은 함께 나눌 필요가 있어.”

책에서는 기억조차 나누지 못하는 마을에서 고통과 슬픔 사랑이 없었다. 삶은 우리에게 때로는 잔인한 고통을 주지만 때로는 무한한 사랑을 주기도 한다. 그 감정과 기억을 느끼지 못한다면 살아간다는 감각이 사라질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불현듯 스파이더맨 1의 명대사가 생각났다.


스파이더맨1

"큰 힘엔 큰 책임이 따른다, "

고통을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다. 피할 수 없는 진실을 한다면 그 진실을 짊어져야 할 책임감도 따를 것이다.

스스로 아는 것을 끝까지 감내하고 책임진 선택, 조너스는 그런 선택을 했다.



『기억 전달자』로이스 로리 지음 / 장은수 옮김 / 비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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