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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우울하면 어때?
상담심리학 공부
by
이유신
Feb 7. 2023
우울함 때문에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 상담의 목적은 우울함을 모두 없애는 거였다. 그러나 상담 횟수가 많아질수록 제자리걸음을 걷는 것 같았다. 스스로에게 실망스러웠다. 그땐 자책하며 힘들었다. 그러나 심리학을 알아가며 그게 잘못된 기대라는 걸 알게 됐다.
나는 상담을 받으면서 다시는 우울해지지 않을 거라는 기대를 가졌다. 그러나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기대가 오히려 더 큰 고통을 준 것이다.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 처절하게 애를 쓰기 때문에 더 크 고통이 오게 된 거였다.
고통, 우울을 회피하려는 시도가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가 된다. 고통과 우울감을 견뎌내는 힘이 필요한 것이다.
정서적인 경험을 변화시키는 것보다 정서적 경험과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게 중요하다. 나의 고통, 우울함과 친구가 되며 ‘고통스러우면 안 돼, 우울하면 안 돼’ 보다는 ‘내가 우울하구나, 우울할만하구나’를 인정해 주는 것이다.
그렇게 이론적으로 알게
되었지만, 막상 현실에 적용하기는 쉽지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자꾸 더 바라게 되고, 걱정하게 된다.
나는 불필요한 걱정이 많다. 우울한 마음이 들면 ‘이러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겠구나, 내가 망가지겠구나’ 생각까지 가게 된다. 몸이 조금 이상하다 싶으면 ‘이러다 큰 병에 걸려 죽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한다.
이런 생각을 현실적으로 바꾸는 연습을 하고 있다. ‘우울하다고 그게 인생의 실패는 아니다’ 생각하거나 ‘몸이 좀 아팠던 경험 중 실제로 어떤 일까지 일어났었나?' 하고 확인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 그게 맞았다. 생각보다 큰 병은 아니었고, 그리 걱정할 일도 아니었다.
역설적이게도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그 문제를 유지시키거나 증폭시키는 경우가 흔히 있다. 곤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여겼던 것이 사실은 더 큰 역경을 초래하는 이른바 진짜 문제인 것이다.
_Nardone& Watziawick
내가 해결책이라고 믿은 게 진짜 문제가 될 수 있는 거였다. 희한하게도 우울함을 벗어나려는 노력이 더 우울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는 거였다.
나는 우울함을 너무 밀착시켜 나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 너무 오랜 시간 동안 나의 일부에 자리 잡고 있어 가볍게 여겨지지 않는 것 같다.
한때는 우울함을 내게서 떨쳐내야 할 지저분하고 혐오스러운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연습을 하고 있다.
'좀 우울하면 어때? 좀 불안하면 어때? 좀 그러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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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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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신
저서 『안녕한 만남』 『10년 내게 남은 시간』 우울함과 친구가 되다. 그냥 있는 그대로도 좋다. 내가 그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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