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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신 Jan 29. 2023

극단적 선택과 극복

정신과 나종호 교수님

 얼마 전 TV에서 공감되는 말을 들었다. 예일대 정신과 '나종호 교수'가 들려준 이야기였다. 그는 사람들의 자살을 막고 싶어 정신과 의사가 됐다고 한다.


 '자살'을 '극단적 선택'이라는 표현을 해서 아쉽다. 극단적 선택은 자살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인데, 언론에서 자살을 보도할 때 선택의 일부라고 하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극단적 선택이라는 말 자체에 선택을 포함하고 있다.

 자살로 사망한 경우 정신질환을 가진 분이 많다. 예를 들면 암으로 사망했다고 하면 투병했다고 하는데 정신질환으로 세상을 떠난 분들께 선택했다고 하는 것은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다. _ 나종호 교수


 '투병'이라는 단어를 듣고 감탄했다. 그들은 얼마나 많은 고통과 고뇌 속에서 힘겨운 싸움을 했을까. 삶을 끝내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본 나는 어느 정도 힘든지 조금은 알고 있다.

 자살은 선택의 일부가 아닌, 병마와의 싸움이었던 것이다.


유퀴즈 중에서


 내게 거부감이 느껴지는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극복'이다. 나는 장애에 대해 이겨낸 적이 없는데  주위에서는 종종 극복한 모습이 대단하다고들 했다.  나는 장애를 극복했다고 하지 않고 견딘다고 말한다. 그러면 긍정적으로 살아라는 식으로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

 

 '극복'이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는 내게 닥친 사건이나 문제를 극복한다는 데에서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 듯하다.

  그러나 '신체의 장애를 극복한다'

 그럼 내가 장애를 이겨낸 게 아니라면 진 것인가?

 장애를 극복해야 할 대상이라면 내게서 떨쳐내야 하는 부정적인 무엇인가?

 글쎄 그건 아닌것 같다.  살다 보니 장애는 그저 함께 살아가고 견뎌가는 것이라 표현하고 싶다.



유퀴즈 중에서


 우울해지기 시작하면 나는 다른 사람의 짐이라 생각한다. 자살 역시 스스로가 짐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에게 '너는 나에게 짐이 되지 않고 나는 어디서든 너를 도와주고 싶다' 이런 걸 전해주는 게 중요하다. _ 나종호 교수



 우울증은 하루하루가 너무 힘든 내게 삶이 무엇인지 항상 질문을 하게 만들었다. 나는 여전히 우울증의 증상인 과거에 사로잡히기도 하지만, 그 과거를 모두 떨쳐버리기 위해 성급하게 정리하지 않으려 한다. 지금까지 내가 걸어온 일부로 잘 정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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