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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신 May 18. 2023

뻔뻔함에 도전하자

구미호뎐 1938, 보건교사 안은영

 사람마다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겉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안 보이는 곳에 자리 잡고 있을 수도 있다.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 <구미호뎐 1938>과 책 <보건 교사 안은영>의 주인공의 재능은 눈에 띄게 나타났다.

 책 <보건 교사 안은영>의 주인공은 특별한 능력이 있다. 귀신을 보고 느끼고, 그걸 쫓아내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서 보건교사를 하면서 거기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이유를 금방 알아챘다.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젤리 때문이었다. 젤리는 귀신이었다. 그녀는 몸을 사리지 않고 장난감 칼과 비비탄 총으로 젤리를 없앴고 학생들을 보호했다. 장난감 칼과 총으로 귀신을 퇴치한다는 설정은 좀 엉뚱했지만, 그걸로 안은영이 더 친숙하게 느껴졌다.


 드라마 <구미호뎐 1938>의 구미호 이연(이동욱)의 능력도 특별하다. 뛰어난 무술 실력에 무서울 게 없다. 그리고 그의 뻔뻔함도 하나의 능력이라 여겨졌다.

 우연히  앞에 있던 아기를 데려워 키우던 이연에게 형사가 나타나 아기를 데려가려 하자, 이연은 뻔뻔하게 맞선다.

"너희들 뭐냐?"

"나 종로 경찰서 형사 정대승이야. 아기 내놔."

"어쩔 수 없다. 자, 보통 이러면 주인공들이 머저리같이 아기를 뺏기곤 하잖아. 그런데 우리는 보통 사람이 아니거든."

"네들이 뭔데?"

"아, 뭐 일종이 녹색어머니회라고 할까? 아무튼 오늘 여러분들은 아주 엿 되신 거예요."

"미친놈."

"애 앞에서 바르고 고운 말 써야지."

출처 _ TVN



 주인공들이 뭐든 잘하는 건 아니다. 약해지는 부분이 있다. <보건교사 안은영>에서는 안은영의 어린 시절 친구, 강선이 귀신이 돼서 나타났다. 강선은 학창 시절에 안은영이 귀신을 본다는 걸 인정하고 도운 친구였다. 그녀는 거기에 용기를 얻어 당당하게 귀신을 쫓아내게 됐다.

  "다치지 말고 유쾌하게 가란 말이야.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면서 살라고."


 강선이 안은영에게 한 말이다. 그녀가 유쾌한 사람이 아니라서 한 말은 아닐 것이다. 마치 그걸 다시 확인해 주는 것처럼 했던 말이 아닌가 싶다.


 <구미호뎐 1938>에서 이연이 저주를 받아 앞을 못 보게 되는 장면이 있다. 동생 이랑은 이를 무심한 듯 도와준다. 언제든 씩씩할 것 같았던 이연은 두려워했다.

"살면서 진짜 괴물 같은 놈들 많이 만나봤거든. 몇 번씩 죽을뻔한 적도 있고 한 번도 무서웠던 적이 없는데 지금은 좀 무섭다. 이 꼴로는 아무도 못 지켜주잖아. 너한테 무슨 일이 생겨도."

출처 _ TVN


두 주인공의 공통점이 있은 마치 위험한 일을 즐기듯 했고 어려움에 빠졌을 땐 금방 헤쳐 나왔다. 그건 아마 자신을 응원해 준 사람이 있어 더 그랬을 것이다.

 반면 나는 항상 무슨 일을 하기 전에 미리 걱정을 하는 편이다. 누군가를 못 믿는 게 아니라 겁이 많다. 나와 반대되어서 그런지 <보건 교사 안은영>을 읽을 때 즐거웠고, <구미호뎐 1938>을 보며 통쾌함을 느꼈다.


 그들은 귀신과 악당을 물리치며 삶의 의미를 되새길지 모른다. 나는 책과 드라마 속 이야기의 주인공들을 보며 그들이 사는 세계를 상상해 본다. 그리고 나만이 가질 수 있는 세계를 다시 들여다보며 집중해 본다.

 나도 그 누구든 신경 쓰지 않고 당당하고 뻔뻔하게 글을 쓰며, 누군가를 지켜주기도 하고 나를 지켜내고 싶다. 뻔뻔하게 되기 위해선 자신의 분야에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매일 읽고 생각하고 써야 한다. 그게 지금 내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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