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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신 Jun 22. 2023

나의 생각이 감정을 결정한다

책, 감정사용설명서

 ‘어떻게 내가 나를 두려워할 수 있을까?’

 우울함이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소리 내서 웃다가 왜 그런지도 모르게 금세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내가 왜 이러지?’ 생각해 봐도 딱히 이유가 없었다. 그러다 별일 아닌 거에 갑자기 혼자 화를 냈다가 용서했다가를 반복했다. 그러다 갑자기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기도 했다.

 감정에 중간이 없었다. 어디로 튈지 알 수 없었다. 예측할 수 없는 내 마음이 무서웠다.


 오랜 시간의 의문이 풀리는 책을 찾았다. 롤프 메르클레, 도리스 볼프의 <감정 사용 설명서>다.

 이 책은 스스로의 감정을 다스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신의 생각을 점검하고 스스로를 사랑하라고 한다. 여러 가지 훈련을 통해 감정을 조절하도록 해준다.


 책에선 스스로를 두려워하는 이유가 나의 생각이 감정을 결정하기 때문이고, 내가 생각하는 대로 느껴서라고 했다. 그리고 타고난 기질에 따라 화를 잘 내는 게 아니라 성향이 달라 다르게 반응하는 거라 했다.

 내가 처한 상황이 ‘역시 나는 안 될 거야’라는 부정적인 감정과 함께 눈물이 나고 두려워진 거였다. 어떠한 감정이 드는 건 당연한 거지만 그걸 계속 물고 늘어져 괴로워하는 건 내 책임이다.     


 정원에 사과나무가 있다고 하자. 가을에 사과가 열릴 무렵, 이 나무에 달린 사과 중 한 줄 전체가 벌레를 먹고 썩어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러나 그 옆에는 아주 먹음직하고 탐스러운 열매들이 달려있다. 이제 당신은 그 나무를 열등하다고 생각할 텐가, 과일 중 일부가 썩었다고 하여 그 나무를 베어 없앨 텐가?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좋은 열매들을 수확하고, 내년에는 다 익을 때까지 썩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_ 롤프 메르클레, 도리스 볼프 <감정 사용 설명서>


 내가 좋지 않은 생각을 했다고 해서 그건 나를 나쁜 사람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 나는 나쁜 열매를 맺을 수도 좋은 열매를 맺을 수도 있는 그런 사람이다. 그런 생각을 하려면 스스로를 좋아하는 마음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불쾌한 일이 있을 수 있다 해서, 영원히 그렇게 두려운 상태에 빠져 밤새 걱정하고 고민할 필요는 없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면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다. 걱정하고 두려워한다고 위험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반대다. 그 상태에서 정말로 위험한 일이 닥치면 긴장하고 약해져서 대처할 힘이 없게 된다. 시선을 돌려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대신 좋은 일에 집중하라. _ 롤프 메르클레, 도리스 볼프 <감정 사용 설명서>


 그동안 수없이 많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많은 불안을 키워왔고, 그것 말고는 빠져나갈 도리가 없다고 여겼다. 불안하지 않으려고 두려워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불안한 게 당연한 것이고 이젠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려 한다. 그것 중 하나가 이 책을 읽는 것이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열 번은 더 읽었다. 그러면 사람들이 내용을 거의 다 외우는 줄 안다. 전혀 아니다. 굵직한 내용은 알더라도 다시 보면 또 처음 보는 내용이 쏟아진다.  

 상대의 마음이 궁금하듯 내 마음에도 귀를 기울여 주면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이해할 것이다. 그게 어두운 감정일지라도 그게 내가 되는 건 아니니깐.


 나는 나의 기분을 결정한다. 내가 나의 기분을 좌우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그 들의 기분을 스스로 좌우한다. 아무도 나를 화나게 할 수 없다. 나만 홀로 그렇게 할 수 있다. _ 롤프 메르클레, 도리스 볼프 <감정 사용 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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