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사랑니 발치 기록

내 나이 스물하고도 여덟 사랑니 뽑다. 어른인가?

by 김무인


사랑니를 뽑았다.

사실 예정하고 있던건 아니라.

올해 정기검진에서 사랑니를 뽑도록 권유해서

서울에서 유명하다는 병원을 찾아서 예약을 했다.


전날 나는 사랑니 발치 관련 영상을 30개는 넘도록 본 것 같다. 실전에 쫄지 않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병원 입구에서는 살짝 쫄긴 했다. )

친구는 찾아보면 더 무섭지 않냐고 했지만.

난 호기심에 계속 찾아봤다.

치료과정을 모르고 받는 것 보다는

알고 받는게 내 불안을 해소하기 편하다랄까?


치과의자에 앉을때까지도 뱔다른 생각이 없었다.

왜냐하면 난 매복사랑니였기 때문에.

내 사랑니를 실물로 본적이 없었다.


다행히도 의사선생님이 마취를 기가막히게 하셔서

사랑니 발치할때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

집에 오기까지도 별로 아프지 않았다.

근데 그날 밤 무지막지하게 아팠다.

2일차까지도 아팠다. 생니를 뽑았으니 당연하다.


2일차 내 얼굴은 벌쏘인 강아지짤 그 자체였다.

부끄러워서 나갈때는 마스크를 했다.

신경쪽에 있던 사랑니라 지혈제도 받아서 먹었는데

생각보다 피가 많이 났다.


그렇게 나는 내 왼쪽 사랑니와 작별을 했다.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커서 조금 놀랍기도 했는데, 저렇게 생겨서 의사섬생님이 내 턱을 누르고 뽑은 걸까?란 생각도 들었다.


사랑니는 10대가 지나고 생기는 이라고 했다.

성년기에 생기는 어금니인데, 그럼 난 어른이 된걸까?


아직 난 17살 같은 기분인데.

어금니로 어른이 되었다는 것을 증명받은 기분.


물론 내가 생각하는 어른에는 한참 못미치지만, 몸은 어른이구나..란 생각에 문득 서글퍼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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