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없이 울던 숱한 날들
강우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아들은 그즈음, 하루가 저무는 시간에 맞춰
아들의 마음도 함께 무너진 듯
이유 없이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짧게 훌쩍이는 울음이 아니라,
마치 세상에 혼자 버려진 사람처럼
소리를 내며, 목이 쉴 때까지 울어댔다.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처럼,
아니 어쩌면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몸으로 쏟아내듯 울었다.
자존심이 유난히 센 아이라
내가 곁에 있으면 그런 모습을 숨길 줄 알았는데,
그날의 아들은 달랐다.
의외로, 내가 옆에 있어 주길 바라는 눈치였다.
그래서 나는
그 아이가 짐승처럼 우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옆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왜 울어?”
“요즘 힘든 일 있어?”
이 말을 꺼내는 순간
울음은 더 커졌고,
포효에 가까운 소리로 변했다.
그 즈음,
나를 만나는 사람들마다 같은 말을 했다.
“왜 이렇게 살이 빠졌어?”
“얼굴이 너무 축났어.”
차마 아들이 매일 저녁 짐승처럼
울고 있다는 말을 할 수 없어서
“잠을 좀 못 자서 그래요”
라는 말로 얼버무렸다.
매일 저녁 찾아오는 그 시간은
나에게도 너무 지치고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던 건
아들이 가끔씩 아무렇지 않게 내뱉던 말이었다.
“엄마, 나 뛰어내리고 싶어.”
“죽고 싶어.”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심장이 쿵 하고 아래로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뭔가 크게 잘못되고 있구나.
나는 분명 사랑으로 키웠다고 믿어왔는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긋난 걸까.
수도 없이 나를 자책했고,
끝없는 죄책감 속에서 밤을 보냈다.
아들은 그렇게
두 달 가까운 시간을
이유 한마디 없이
저녁마다 울기만 했다.
그때의 나는
옳고 그름을 따질 여유가 없었다.
그저 “죽고 싶다”던 내 아들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몰래본 아들의
휴대폰 속 카카오톡 화면에서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대화를 마주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