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아들의 준비되지 않은 첫사랑 1편

이유없이 울던 숱한 날들

by 심연화

강우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아들은 그즈음, 하루가 저무는 시간에 맞춰

아들의 마음도 함께 무너진 듯

이유 없이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짧게 훌쩍이는 울음이 아니라,

마치 세상에 혼자 버려진 사람처럼

소리를 내며, 목이 쉴 때까지 울어댔다.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처럼,

아니 어쩌면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몸으로 쏟아내듯 울었다.

자존심이 유난히 센 아이라

내가 곁에 있으면 그런 모습을 숨길 줄 알았는데,

그날의 아들은 달랐다.

의외로, 내가 옆에 있어 주길 바라는 눈치였다.


그래서 나는

그 아이가 짐승처럼 우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옆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왜 울어?”

“요즘 힘든 일 있어?”


이 말을 꺼내는 순간

울음은 더 커졌고,

포효에 가까운 소리로 변했다.

그 즈음,

나를 만나는 사람들마다 같은 말을 했다.


“왜 이렇게 살이 빠졌어?”

“얼굴이 너무 축났어.”


차마 아들이 매일 저녁 짐승처럼

울고 있다는 말을 할 수 없어서

“잠을 좀 못 자서 그래요”

라는 말로 얼버무렸다.


매일 저녁 찾아오는 그 시간은

나에게도 너무 지치고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던 건

아들이 가끔씩 아무렇지 않게 내뱉던 말이었다.


“엄마, 나 뛰어내리고 싶어.”

“죽고 싶어.”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심장이 쿵 하고 아래로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뭔가 크게 잘못되고 있구나.

나는 분명 사랑으로 키웠다고 믿어왔는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긋난 걸까.


수도 없이 나를 자책했고,

끝없는 죄책감 속에서 밤을 보냈다.


아들은 그렇게

두 달 가까운 시간을

이유 한마디 없이

저녁마다 울기만 했다.


그때의 나는

옳고 그름을 따질 여유가 없었다.


그저 “죽고 싶다”던 내 아들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몰래본 아들의

휴대폰 속 카카오톡 화면에서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대화를 마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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