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함'과 '흔하지 않음'

by 링링

여행을 가던 길에 섬진강휴게소에 들르게 되었는데 호두과자를 보고 반가워서 한 봉지 샀다. 호두모양인데 안에 팥이랑 호두가 들어 있는 일종의 빵이자 과자이다. 아이들에게 호두과자를 하나씩 권했는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거절한다. "맛이 없어요.", "저는 호두과자 싫어해요."라면서 호두과자가 먹기 싫단다. 나는 어릴 적에 호두과자를 엄청 좋아했는데....

어렸을 적에 할머니나 부모님이 어디 다녀오실 때 호두과자를 사 오시면 난리가 났다. 그 자리에서 다 같이 하나씩 먹다 보면 어느 순간 호두과자는 없어지고 없다. 그렇게 호두과자는 내 머릿속에 '참 귀하게 맛있는 존재'였다.


'호두과자가 왜 그리 맛있었을까?'하고 생각해 보니 그 당시 호두과자는 휴게소에 들러야 먹을 수 있는 간식이어서 그런 것 같다. 내가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지만 호두과자는 내가 살고 있던 곳 슈퍼 같은 데서 팔지 않았고, 휴게소에서 팔던 간식이었다. 나가서 쉽게 살 수 있는 간식이 아니니, 어디 멀리 다녀올 때나 살 수 있는 '흔하지 않은 간식'이라 귀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아마 슈퍼 같은 곳에서 쉽게 팔던 간식이었으면 그렇게 맛있게 느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생각날 때마다 쉽게 사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지금 나의 아이들이 호두과자를 권해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것처럼 그때도 그랬을 수도 있다.


흔하지 않아서 귀했던, 더 맛있게 느껴졌던 호두과자를 보면서 '흔하지 않음'에 대해 생각을 해 본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닌 흔하지 않은 것은 언제나 경쟁력이 있다. '그 역할은 그 사람밖에 못한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의 미친 연기력,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유창한 언변을 가진 사람, 라이벌이 없을 정도의 능력을 가진 스포츠 선수 등 사회에서 '최고'라 불리는 사람은 그들만이 가진 '흔하지 않음'이 있다. 비단, 사람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빼어난 경치로 이름을 멀리 알린 관광 명소나 나라, 아름다운 뷰와 여러 가지 뛰어난 서비스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호텔, 최고의 성능과 디자인으로 눈길을 끄는 자동차 등등 많은 사람들이 꼭 한번 경험해 보고 싶은 '흔하지 않음'도 있다.


'흔하지 않음'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귀하게 여겨지며 그에 맞는 대우를 받게 된다. 운동선수는 계약금이 달라질 것이고, 배우들은 출연료가 달라질 것이고, 호텔 요금도 '헉!'소리가 날 정도의 금액으로 책정이 될 것이다.


그런데 '흔하지 않음'이 '흔함'으로 바뀌는 순간, 대우는 바뀐다. 운동선수는 아무도 계약하지 않으려 해서 비자발적 은퇴를 할 수도 있고, 배우는 다시 조연으로 돌아가 소소한 배역에 만족해야 할 수도 있다. 때로는 대중들에게 잊혀갈 수도 있다. 그리고 예약하기 힘들었던 호텔은 할인에 추가 할인을 더하며 홍보를 해야 할 수도 있다. '흔함'과 '흔하지 않음'이 한 끗 차이일수도 있는데, '흔하지 않음'에서 '흔함'으로 글자 수가 줄어드는 순간, 그 결과는 엄청나다.


우리가 살아갈 때도 그렇지 않을까? 내가 직장에서 나를 대체할 수 없는 '흔하지 않음'을 무기로 가지고 있다면서 그에 걸맞은 대우는 물론 승승장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흔함'에 더 어울리는 사람이라면 내가 가진 지위에 불안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는 생각보다 냉정하니까 말이다. 내가 자영업을 생각한다면 누구나 하고 있는 그런 아이템이 아니라 흔하지 않은 아이템을 가지고 시작을 해보면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요즘의 우리들은 흔하지 않은 것에 열광하는 그런 문화적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니까.



이 사회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이 사회에서 주목받고 싶다면 다른 사람과 다른 '흔하지 않음'을 갖도록 노력해 보자. 나만이 가질 수 있는 무기. 즉, '흔하지 않음'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계발해서 평범함 속의 나만의 독창성을 찾아내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난 어떤 '흔하지 않음'을 가지고 있을까?'

'난 어떤 '흔하지 않음'을 계발할 수 있을까?'

나의 '흔하지 않음'을 찾을 수 있을 때까지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오늘도 나는 고민하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