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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님 Aug 14. 2019

브런치 초보 작가의  '슬기로운 글쓰기 생활'

# 표지 사진 출처 :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작가의 꿈을 키우는 천우희 배우.


올해 3월, 직장이라는 지옥 열차에서 뛰어내렸다. 요즘은 읽고 쓰는 것이 내 일과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적어도 1주일에 한 번은 글을 완성해서 브런치에 발행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작가’라는 이름은 언감생심 붙이기도 민망하지만 먼 미래에 유명한 작가보다는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글, 마음에 울림을 주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  

 

처음에는 내가 쓴 글이 다수가 보는 글쓰기 플랫폼에 발행된다는 것이 마냥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브런치에 글을 몇 개 더 올리고 나니 조금씩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조회 수와 라이킷 수가 올라갔으면 좋겠고, 구독자가 하염없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브런치를 통해 출간 작가가 되는 즐거운 상상도 해보았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겨우 발걸음을 뗀 아이가 전국 육상대회에 나가 입상을 하겠다는 말과 다름이 없다. 한 번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운동을 하면 몸에 탈이 나기 마련. 지구력을 갖고 조금씩 글쓰기 근육을 키워 보기로 했다. 그래서 몇 가지 의미 있는 습관을 만들었다.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① 글쓰기를 위한 준비운동 하기.

아침에 일어나 간단하게 밥을 차려 먹고 나면, 음악을 틀고 집 청소를 한다. 청소를 끝내고 나면 커피머신으로 아메리카노를 한잔 내린다. 커피잔을 들고 서재에 들어가 노트북을 켜면 글쓰기 준비운동 끝! 글쓰기를 위해 주변 정리를 하고 커피를 마시고 있으면 ‘소확행’이 이런 거지!’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회사 생활을 할 땐 이나영이나 김연아가 광고하는 ‘노란 맛’을 한잔 먹고 업무를 시작하곤 했다. 그 달달 하면서도 찐득한 인스턴트커피 맛이 가끔 그리울 때가 있다.

 

하루종일 거실과 서재를 오가며  읽고, 쓰기만 하는 생활이라니!  오늘 아침 거실창 아래서 자고 있는 방톨님.


② 꼼꼼한 독서에 기록 더하기.   

노트북을 켜고, 준비태세를 갖춰도 머릿속에 마땅한 쓸거리가 떠오르지 않을 때가 더 많다. 그럴 때면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읽기 시작한다. 지난주까지는 김영하, 은유 작가의 책을 읽었고, 이번 주부터 김애란, 황인숙 작가의 책을 읽고 있다. 도서관에서 새로운 작가들을 한 명씩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을 읽다가 좋은 표현이나 문구를 발견하면 노트에 옮겨 적는다. 그리고 다 읽은 후에도 노트에 책 제목과 작가 이름, 다 읽은 날짜순으로 기록을 한다. 새로 읽은 책 리스트를 한 줄 더 추가하고 나면 괜히 배가 부른 느낌이 든다.


지난 주에도 남자친구와 도서관 데이트를 하며 빌려온 책들.  대여기간은? 무려 3주!


③ 나만의 글쓰기 족보 만들기.  

난생처음으로 글쓰기 강좌를 들었다. 공부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생각과 더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교차했다. 어떻게 하면 밀도 높은 문장, 탄탄한 하나의 글을 완성할 수 있을까? 고심 끝에 글쓰기 족보를 만들기로 했다.‘박태하의 문장강화', ‘공대생의 심야 서재’ 수업을 통해 선생님들께서 일러주신 내용을 한 줄 한 줄 노트에 적었다. 그리고 하나의 글이 완성되면 노트를 처음부터 읽어 내려가며 잘못된 부분이 없는지 점검한다. 일종의 글쓰기 체크리스트인 셈이다. 이렇게 계속 반복하다 보면 부족한 글도 점차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킬 때마다 유튜브에 있는 글쓰기 강좌도 찾아본다. 동영상을 틀어 놓으면 스르륵 잠이 든다는 건 함정이다.  (불면증에 좋다.)

글쓰기 족보 그리고 문장노트




④ 스쳐가는 상념 수집하기.

글쓰기를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바로 ‘메모’ 다. 머릿속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을 때 그것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적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다. 책을 읽다가, 산책을 하다가, 샤워를 하다가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재빠르게 휴대폰 메모장에 기록해 둔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노트에 옮겨 적는다. 언젠가 요긴하게 이 상념이 쓰이길 기대하면서 말이다. 어쩌면 쓸모없는 생각, 흘려보낼 생각이란 없는지도 모르겠다. 하나하나 모아두면 피가 되고 살이 된다.


⑤ 지칠 때까지 퇴고하기.

‘누구에게나 수필은 심적 나체다.’

「이태준의 문장강화」라는 책에서 이 말을 보고 괜히 뜨끔 했다. 어쩌면 좋은 작가가 되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 이리라.  또한 작가는 자신의 생각과 글을 끊임없이 다듬어야 한다.「이태준의 문장강화」에서 고칠수록 좋아지는 것이 글쓰기의 진리라고 했다. 그래서 써 놓고 낯설어질 때쯤 다시 보기를 반복하고 있다. ‘박태하의 문장강화’ 수업에서 박태하 작가님은, 자신의 글에 대해 계속 의심해 나가는 과정이 곧 자기 글과 삶을 책임지는 하나의 길이라고도 했다. 적어도 내 글에 대해 책임질 줄 아는, 자긍심을 가진 작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내가 좋아하는  천우희 배우님.


아직은 부족함이 넘치는 초보 작가이다. 하지만 이제는 지치지 않고 나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안다. 이 다섯 가지 습관이 분명 나의 글쓰기 근육을 탄탄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모두가 잠든 지금 이 순간에도 노트북 앞에 앉아 머리를 쥐어뜯으며 무언가 쓰고 있을 당신을 무조건 응원한다. 어제 '공대생의 심아서재' 일곱 번째 수업에서 선생님이 해 주셨던 말이 당신에게 작으나마 힘이 되길 바란다.


" 당신의 글쓰기 능력은, 눈에 보이지 않게 아주 조금씩 성장하다가 분명 포텐이 터지는 순간을 맞이 할 것이다. 그러니 절대 포기하지 마라!"


브런치에서 '공삼사번 김무명'을 검색하신 후 구독을 꾸욱 눌러주세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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