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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님 May 17. 2021

책방 일기 21. 05. 16

일요일의 서점


1.  오는 일요일, 풍산역에서 내려 책방까지 가는 길목마다 붉은 장미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낮은 건물을 둘러싼  울타리에 짙은 녹색 드레스를 입은 장미가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생명력을 뽐낸다. 장미를 실컷 감상하며 책방에 도착하니 콩님, 수빈, 서땡, 도빈 님까지 다들 약속이라도 한듯 자리를 지키고 할일을 하고 있다. 언제 봐도 든든한 책방 고정멤버들. 그들이 책방에 있으면 손님이 오지 않아도 걱정이 되지 않는다.


사진 속 주인공은 책방을 아끼시는 홍작가님.


2. 일요일이 되면 에너지가 소진되어 어디선가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책방을 나가, 책방을 나가." (ㅋㅋㅋ)

졸리다며 집에 가려는 콩님을 붙잡는다.

"나랑 30분만 산책하고 가요!" (질척거리는 탱님)


책상 위에 산책 다녀온다는 종이만 하나 올려두고 책방을 내팽개친다. 처음 무단외출을 했을 땐 불안했지만 지금은 손님들도 작업실 문화(?)를 알아야 한다며 외출을 합리화 하기에 이르렀다.

비가 제법 오는터라 책방 근처 비건 카페인 오무오무에 가서 공원을 바라보며 부드럽고 고소한 라떼를 마셨다. 오무오무 사장님이 친절하시고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그가 궁금했더랬다. 인사를 건네는 눈가에 웃음 주름이 보인다. 책방과 좋은 친구가 될 듯 하다. 공원과 좋은 이웃이 많아 살기 좋은 밤가시 마을! 콩님과 최근 근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다. 오늘 밤엔 그녀가 책방과 닮았다며 추천해 준 영화 <카모메 식당>을 보며 계속 키득 키득 웃었다.



3. 일주일이 참 빠르게 흐른다. 새로운 주간부터 한 시간 빨리 마감을 하기로 했다. 매번 집에서 나를 기다리는 홍님과 내 건강을 위한 결정이다. 대신 믿을만한 손님들이 원하는 날 밤늦게까지 공간에 머물며 책방을 열기로 했다. '꿈의 서점'이라는 이름도 붙여보았다. 꿈이었던 책방지기 경험도 해보며 공간을 사용하는 것. 서점이 열리는 시간에 수익이 생기면 재료비를 제외하고 꿈의 지기 것이 된다. (비록 크지는 않겠지만...) 꿈의서점이 잘 자리를 잡아 더 많은 사람들이 책방을 지키는 일에 동참했으면 좋겠다. 이로써 모두가 지키는 책방에 한걸음 더 다가간다.






팔로워 : 5,796명

매출 : 7만원 (만원단위 미만 절사)


공들여 퇴고할 수 없어 가볍게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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