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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님 May 28. 2021

책방 일기 21. 05. 27

내 잘생긴 글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1. 바쁘게 살아가는 이시대의 도시녀 박하사탕님.

키워드 #모델 #달리기 #할머니친구


웃을 때면 짙은 눈썹이 올라가며 눈이 반달이 된다. 패션센스가 넘쳐 오늘은 어떤 옷을 입고 올까 기대된다. 모델 일을 했어도 분명 어울렸을 것이다. 어릴 적 마음에 상처를 지녔지만 얼굴과 행동엔 그늘이 없다. 다른 사람을 대할 땐 늘 웃는 얼굴이다. 책방에 와서 음료를 시킬 때면 빨대를 빼 달라고 한다. 환경단체에 나가며 지구를 지키는 실천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달리며 쓰레기를 줍는다.


주말에는 자연으로부터 지친 일상을 회복한다. 등산하고 달리는 과정에서 온전한 자유를 느끼는 사람이다. 오늘 <마음의 집>을 주제로 글을 쓰자고 하니 자신에게 맹목적인 사랑을 줬던 밴쿠버 할머니에 대해 이야기를 쓴다. 홈스테이 때 인연이 되어 한두 달씩 여행을 함께한 35년생 할머니 베프다. 그런 인연은 좋은 사람이 아니면 가질 수 없다.  그는 좋은 사람임이 틀림없다.

기록모임 수정님이 사주신 작약. 작은 봉우리가 하루아침에 이리도 커져 놀랐다.


2. 대한민국 교육계의 희망 다람쥐님

키워드 #모범생 #수학 #리액션


딱 봐도 학창 시절 선생님들에게 예쁨을 독차지했을 타입이다. 서로의 삶에 도움과 응원을 주는 친구를 여럿 두었다. 요즘은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셋이서 줌으로 독서모임을 한단다. 이번엔 <자기 앞의 생>을 책을 읽었다고. 나는 죽었다 깨도 하지 못할 일을 직업으로 가졌다. 그는 무려수학 선생님이다. 숫자에 밝은 사람 개 멋져. 그는 체구가 작고 귀염상이다. 언제나 잘 웃고 반응이 큰 편.


얌전한 얼굴 뒤엔 엄청난 장난기가 숨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퇴근 후 터벅터벅 걸어와 혼자 책방에 와서 책도 보고 간다. 역시 그녀는 이과와 문과를 두루 아우르는 지적인 사람이다. 요즘은 새로 맡은 연극부 일이 많아 고민이란다. 한번 맡은 일이니 빈틈없이 해야한다는 책임감에 빠져있는 듯 하다. 아직 교단에 저런 선생님이 있다니 대한민국 교육계는 희망적이다. 누구 소개해 줄 사람 없을까. 내 몸엔 중매쟁이의 피가 흐른다. 기웃기웃. 콸콸.


글쓰기 친구들은 <집>을 주제로 개성있는 글을 쓴다.


3. 세상에 무해한 교회 오빠 우유님

키워드 #오토바이 #양반 #필라테스


우유님은 귀여운 오토바이를 타고 책방에 온다. 책방에 오면 조용히 자리를 잡고 서가를 서성인다. 오늘은 <평범 예찬>이라는 독립출판물을 고른다. 이번에도 누군가에게 선물하려고 그러나? 책을 선물할 줄 아는 사람은 괜찮지 않을 수 없다. 그는 평일에는 회사에서, 주말에는 커피숍에서 일을 하는 성실의 아이콘이다. 그러니까 쉬는 날 없이 일을 한다.


지칠 땐 자연을 벗 삼을 줄 알고, 도자기를 만지며 마음도 어루만진다. 분명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양반이었을 거야. 교회에도 다닌다. 이런 교회 오빠가 있으면 나도 그 교회에 다니고 싶다. 곧 필라테스를 배울까 고민중이라고. 필라테스 하는 남자 멋지다고 글친구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가방에는 세월호 리본이 대롱대롱 매달려있다. 누구 소개해 줄 괜찮은 사람 없나. 저 한 커플 결혼까지 성사시킨 사람이에요. 기웃기웃


4. 카리스마 넘치는 츤데레 촘스키맘

키워드 : #주짓수  #낯가림 #뚝배기


촘스키 맘은 카리스마가 넘친다. 처음 태재 작가님의 글쓰기 수업에 왔을 때 너무 카리스마가 넘쳐서 눈치를 슬슬 보면서 물어봤더랬다.

“차.. 차 드릴까요?”  텀블러를 챙겨서 다닌다. 사회의식이 남달라 나는 그냥 스쳐 지나간 지점에서도 문제의식을 느끼고 정확히 말하는 법을 고민한다.. 그가 내가 놓쳤던 지점을 이야기할 때마다 탄성이 나온다. “저 촘스키맘 친구예요.”라고 자랑하고 싶을 정도.


요즘 오랜시간 해왔던 주짓수를 쉬고 있다. 그는 첫인상이 차가워 보이지만 누구보다 정이 많고 따뜻하다. 그저 낯가림이 심할 뿐이다. 오늘은 글쓰기 친구들에게 나눠 준다며 고양이 스티커를 사 왔다. 천천히 뜨거워지고 천천히 식는 뚝배기 같은 사람. 글쓰기 친구들의 눈을 맞추며 웃어주는 그가  좋다. 나갈 땐 어색하게 인사를 하며 나가는 그가 좋다.


토닥토닥 글쓰기 모임에서  놓칠  없는  사람을 만났다. 나는 책방에 오는 좋은 사람들을 다이아몬드라고 부른다. 다이아몬드들에게는 배울 점이  많다. 그들이 늙어 어떤 모습으로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는지  지켜보고 싶다.


글쓰기 모임에서 매번 부족함을 느낀다. 이렇게 서투르면서 모임을 여는 게 맞을까? 이번에도 그랬다. 아마 토닥토닥 글쓰기 모임 4기는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들이 더 소중한 건 아니다. 다이아몬드들은 각자 자기의 자리에서 자신들의 인생을 빛내며 살아가기에 소중하다. 2주 뒤에는 이들과의 정기적인 만남도 끝이다. 벌써 그립다. 이렇게 늘 사람은 내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자그만 집을 만든다.


tmi. 오늘 얘기나누다 알게된 tv 프로그램 스트레인저를 보다가 잠을 못자 비몽사몽이예요.


팔로워 : 5,883.

매출 : 12만원 (만원 단위 미만 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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