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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님 Dec 17. 2021

다정한 마음들.

책 만드는 마음, 책 파는 마음.

입고가 넘치는 바쁜 하루였어요.

일주일을 넘게 기다린 최승자 시인의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박연준 시인님 피드에 올라오니 더 애정이 가는

<저게 저절로 붉어질리는 없다.>

그리고 책방에서 인연이 되어 만들어진 책,

<모든 순간의 안녕들>까지.

최승자 시인의 책은 1쇄가 나오자마자 완판 되어서 온라인으로도 주문이 안된 최초의 책이었는데, 그 문제의 책이 책방에 딱한 권 도착했을 때 백지님이 알아보고 바로 데려가신 것이었어요. (이때까지 벌어질 사태를 짐작하지 못했죠.) 추가 주문해둔 책이 도저히 올 기미가 없어 참다 참다 문학동네에 연락을 했더니 며칠 후인 목요일 오후 2시(오늘)부터 직거래 주문이 가능할 거라 하시더라고요.  


조급해말고 기다려야지 했는데 수요일 오전 평소 늘 살갑게 대해 주시는 문학동네 h차장님께 생각보다 빨리 입고가 되었다는 연락이 왔어요. 무모하고 용감한 탱님답게 마흔 권 넘게 주문을 넣어버렸어요. 저는 책주문을 넣을 때 늘 소심하다가 좋은 책이라는 확신이 들때 한번씩 주변에서 놀랄만큼 과감지그등요. 헤헤~역시나 오늘 책이 도착하지 마자 진열을 하고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어요.

저녁 무렵, 딩동. 스마트 스토어 주문 문자가 왔어요. 주문자 이름이 '김민정'이네요. 설마 난다 출판사 대표님이기도 한 김민정 시인이겠어? 했는데 집주소가 박연준 시인님과 유사해요. (두 분은 절친이시거든요.) 주문 상세내역을 보았더니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4권을 주문하신 것이었어요. 직접 만드신 책(난다는 문학동네 계열 출판사)을 동네서점에서 구매하시다니!!!??


한 시간 후쯤 김민정 시인님께 디엠이 왔어요. 동네서점에서 한정판으로 주는 다이어리가 필요해 주문을 넣었는데, 다른 사람에 기회를 빼앗는 것이라면 주문을 취소하시겠다고요. 아이코. 그럴 리가요. 하며 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 대화 말미에 신시아 라일런트를 좋아하신다며 연말에 선물할 책을 더 주문 넣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또 오는 알람. 책을 아홉 권이나 또 구매해주셨어요.


저는 난다 출판사 책이 좋아 구매하고 나름의 홍보를 한것 뿐인데 김민정 시인님은 저한테  배로  마음을 써주시는구나 싶었어요. 박연준, 김민정 시인님 친하신 이유가  있어. 마음을 다정하게 쓰는 사람들! ㅎㅎ서점을 하고  우상처럼 여기던 이들과 메일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때로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요. 마음은 질척질척 친구하자 말하고 싶지만 천천히 쌓아올려 튼튼해 지는 관계에 대해 자주 생각하고 있기에 최대한 억제하며 답신을 보내요. 진심을 담아 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김민정 시인님도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멋진  만들어 주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문제의 <모든 순간의 안녕들> 이야기는 또 적어 볼게요. 오늘 밤 모두 편안히 주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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