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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ry맘 Nov 15. 2023

나의 공간

집 장만했어요

2023년 9월 어느날

엄마가 대뜸 커다랗고 시커먼 박스 같은 걸 가지고 왔어.

무엇에 사용하는 물건인지 모르겠는 거야.

엄마가 이렇게 저렇게 끼워 맞추더니

나의 작은 쿠션을 그곳에 깔아 놓는 거야

그러더니 맛있는 간식 하나 툭 던져 놓더라


저게 뭐지??

난 궁금해서 들어가 봤어.

아늑한 공간이 맘에 들었어.

가만히 앉아 보니 포근한 거야..아싸~~~

내가 그곳으로 들락날락 하니 엄마가 좋아했어.

우리집에서 나의 공간은....

음...1층 2층 모두가 내 영역이야.(뿌듯)

내가 영역 표시를 다 해뒀거든

그런데 엄마가 귀신같이 냄새를 맡고서는 내 냄새를 지울려고 약을 뿌려대는거야. 맘에 안들어.


가끔은

 나에게도 아늑한 공간이 필요하긴 해.

엄마 침대 밑에서...

엄마가 잠들면 침대 귀퉁이에 살짝 올라가서...

때로는 책상 밑에서...잠들기도 하지.

그걸 알고 엄마는 완전 나만의 공간을 준비했나봐.


어느날 집에 낯선 사람이 왔었어

내가 꼬리 흔들며 반겨주고 있는데 엄마가 나를 번쩍 안아 들더니 새로 장만한 집...

아늑한 공간으로 날 넣고서 문을 잠그는 거야?

잠그는 문도 있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어

난 아직 낯선 사람에게 인사도 안 했는데..

그 사람에게 할 이야기도 있는데

엄마는 문을 잠그는 거야

화가 나서 소리쳤어.

"나도 그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다고요"

그렇게 소리치니까 낯선 사람이 문을 열어 줘도 괜찮다고 했어.

그 사람 옆에 가서 인사를 하니

그 사람도 나를 쓰담쓰담해 줬어.

내가 이렇게 사랑받는 걸 엄마는 질투하나 봐


그 사람이 돌아가고 엄마아빠는 식사를 했어

나에게도 뭘 하나 줄줄 알고 기다렸더니 아무것도 안 주는 거야

흥!!!

칫!!!

뿡!!!

많이 드쇼~~

내 집에 들어가서 삐진 척하고 누워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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