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란 어디까지가 마주 잡을 수 있는 것이며, 언제부터가 내려놓아야 하는 것일까.
로봇드림이라는 영화를 보곤 이런 생각이 깊어졌다.
약간의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어서 혹시나 영화를 직접 보실 분들은 오늘의 이야기는 첫 문장을 읽어주시는 걸로 살짝 넘어가주셔도 좋을 듯하다.
영화의 주인공인 강아지와 로봇은 분명한 인연으로 마주한 사이임에도 마지막까지 함께 하지는 않는다.
그 둘의 인연에 부득이한 상황도 물리적인 방해도 모두 끼어들어있지만 나는 영화 속에 들어가 그저 붙잡고만 싶었다. 다시 강아지와 로봇의 손이 서로 마주할 수 있도록.
하지만 그들은 내 바람과 다른 선택을 한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났다.
먹먹함과 서운함, 시큰거리는 눈가에 영화가 끝나도 쉬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영화관을 벗어나는 내내 그 생각만 했다, 나는 거기서 붙잡았을 텐데. 어떻게서든. 숨이 턱끝까지 차올라 정작 말 한마디를 건네지 못해도 그저 붙들고 울어버릴 텐데라는.
너무 미련스러운 건가 싶은 생각만 가득했다.
그렇게 내가 헤어지기라도 한 듯 먹먹한 마음과 시큰거리는 눈가는 나만의 것이었다, 정작 그들은 그렇지 않았고.
분명 그들 또한 나처럼 먹먹하고 시큰거렸음을 안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들의 인연을 떠나보내주었다.
서로의 안녕을 바라는 마음으로 충만한 이별로.
그것이 그들과 나의 차이라면 차이랄까,
아직 성숙하지 못한 나의 미련한 모습일까.
그들처럼 사랑하고 애틋한 사람과의 인연을 내려놓는 생각은 찰나에 스치기만 해도 가슴이 아려온다.
영화를 보고 보다 분명해진 건 지금의 나는 인연을 내려놓는 안녕을 바랄 수 없다는 점이다.
나는 아직 모르겠고, 언제쯤 알 수 있을지 감도 잡히지 않으며 막상 그 순간을 알아차렸을 때 덤덤할 수 있을 거란 장담도 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이어지는 인연은 없는 걸까, 그저 철없는 생각만이 시야를 가리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