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

때가 되어 지나간 끝과 때가 되어 찾아온 시작은.

by 제밍





그날이 왔다.
마음속에 묻어둔 다짐들이 봄이 온 것처럼 피어나는 날이.
작년부터 시작해 끝까지 완료한 것은 없지만 이미 꽤나 흘러 이어서 하기도 지금 멈추기도 애매한 스톱워치를 시간이 흐르기 전 0으로 다시 돌려놓은 것처럼, 5월까진 빠짐없이 열심히 적어가다 8월과 10월에 듬성듬성 적은 게 전부인 어중간한 다이어리는 이제 책장 어딘가로 꽂히고 새로 올해의 다이어리 첫 장을 펼치는 것처럼. 괜스레 들뜨고 기분과 어딘가 설레는 마음뿐인.



그럼에도 날짜를 적을 땐 아직도 작년 날짜를 적고 조금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 작년이었던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개운함이 없는 아침과 조금은 무거운 눈꺼풀이 너무나도 익숙한, 올해의 다이어리 첫 장을 펼쳐놓고 막상 무언가 한 줄 적어볼까 하다 멈칫하게 되는, 새로움에 설레다가도 새로움에 낯을 가리는 일 년 중 가장 모순적인 날이.
그날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