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수로만 3년이라는, 그렇게 길지는 않아도 그렇게 짧지도 않은 시간 동안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눈 게 요 며칠사이라는 점이 약간 머쓱한 기분으로 머리카락을 만지작 거리게 한다. 그것도 퇴사를 결정하고 나서라는 점이.
같은 팀, 바로 옆자리임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나누는 대화라곤 출퇴근 시 인사와 업무에 문제가 생겼을 때 나누는 것이 전부였으니. 퇴사를 결정하고 요 며칠사이도 별반 다르지 않으리라 여겼는데, 그분은 달랐던 모양이다.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하는 그런 축하할 이유가 아닌 건강상의 이유로 퇴사하다 보니 눈빛에 안쓰러움이 비쳤다. 그거야 그럴 수 있지 싶었는데, 남은 연차 정산 문제도 다른 팀원에게 이야기를 전달할 방법도 하나하나 짚어주는 대화는 예상밖이었달까.
너무 벽을 쳤구나, 새삼스럽지만. 이전 회사부터 어쩔 수 없는 상황, 원하지 않는 잦은 팀이동에 지쳤던 마음으로 어느 때보다 견고했던 벽이었으니.
그래도 조금 물렁한 마음이었다면 달랐을까, 싶은 생각이 스치는 건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인가 보다.
정말로 떠나는 날까지 얼마만큼의 대화를 더 나눌지 모르지만 지금으로도 충분히 느낀 다정함을 남은 대화에라도 나 또한 그분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