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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의 숲 Apr 21. 2020

씁쓸한 기억을 괜찮은 추억으로

마치 상처 위에 새살이 돋는 것처럼  씁쓸한 기억은 괜찮은 추억이 된다




예전에 같은 직장에서 함께 근무하던 동료들을 만났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그 직장을 떠나고 나서야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같은 직장에 있을 때는 바쁜 일정과 삭막한 분위기 때문에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지나가는 날이 더 많았다.



그런데 어느새 시간이 지나고 나니 단체 메신저로 서로의 근황을 묻기도 하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조언도 주고받게 되었다. 다들 과거보다 현재에 만족하며 즐겁게 지내는 것 같아 나도 기뻤다.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과 정도는 상대적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생계의 위협까지 느껴야 스트레스를 받고 어떤 이는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 때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 저마다 살아온 삶이 다른 만큼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도 모두 다를 수밖에 없고, 그 스트레스를 대하는 태도와 받아들이는 깊이도 전부 다르다.



그 당시 우리는 같은 직장을 다니며 비슷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냈다. 직장 사람인 내가 친해지고 싶다는 이유로 퇴근 이후에 연락을 하는 것이 오히려 그 사람을 더 괴롭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기에 우리는 직장 내에서 간단히 용건만 주고받았고 따로 만나서 밥을 먹거나 카페에 가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무기력하게 가만히 있어도 어차피 문제가 해결된다면 지금 내가 하는 노력들은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옛말은 틀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시간은 정말 고마운 약이라서 그때의 힘든 일들을 제법 잊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동료들의 '고생했어'라는 위로가 시간 위에 얹어지면서, 씁쓸한 기억들은 상처 위에 새살이 돋는 것처럼 괜찮은 추억이 되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는 힘들 때 누군가 곁에 있어주고 먼저 손을 건네줄 때 고마움을 느낀다. 그렇게 지친 마음이 괜찮아지는 순간은, 시간이 약이라는 말과는 반대로 시간이 흘러도 잊고 싶지 않은 순간으로 내 안에 남는다. 아직은 서로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없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 사람들이 정말 고마웠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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