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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의 숲 May 01. 2020

에세이에 스며든 저마다의 삶

누군가의 애처롭고 찬란한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에세이에는 저마다의 애처롭고 찬란한 인생이 스며있다. 내 삶을 글로 옮긴다는 것은 곧 세상에 나를 내어 놓는 것임을 잘 알기에 더욱 자신을 애달프게 바라보게 되는 것 같다. 더불어 나를 사람들에게 전시하는 일이기에 조금은 아름답게 치장하여 빛나게 만들기도 한다.

요즘 나의 행복은 비슷한 세대를 살아가는 작가의 에세이를 마음껏 읽는 것이다. 몇 페이지 남지 않은 책을 마저 읽고 새로운 책을 집어 드는 순간에 분명한 설렘을 느낀다. 나는 또 어떤 생을 만나게 될까.

책을 쓰는 것이 예전보다 쉬워졌고 한 사람당 한 권의 책을 출판하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한다. 독립출판, 1인 출판사처럼 책을 출간하는 방식도 예전보다 많이 다양해졌고, 한 사람이 곧 하나의 콘텐츠로 우뚝 설 수 있는 사회적인 기반과 분위기도 한몫한다.

하지만 희소성이 낮아지면 가치가 낮아진다는 경제 원리와 달리, 부디 앞으로도 에세이라는 장르가 쉽고 간편한 대상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혹시 전문적인 견해나 대단한 성공 사례처럼 유용한 정보가 없더라도 실망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에세이는 온전히 작가가 경험을 통해 얻은 기쁨과 슬픔을 갈고닦아 써 내려가는 장르이다. 그 안에는 한 사람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기기 마련이다. 저 깊은 내면에는 독자에게 한 줄기 햇살만큼이라도 도움이 되길, 그 햇살이 한 줌씩 모여 또다시 세상을 환하게 만들길 바라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 이 글을 통해 위로와 용기를 얻기를 바라며 자신의 생을 책의 재료로 기꺼이 사용했을 것이다.

오늘도 새로운 에세이를 통해 또 다른 작가를 만났다. 자기 계발서 성격을 띠는 이 책의 작가는 사람들이 가난에서 벗어나 경제적으로 자유롭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글을 쓴 것 같았다. 만난 적도 없는 누군가를 위해 돈이 없어 비참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글을 썼을 작가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내 고마움의 감정도 함께 그릴 수 있었다.

아마도 나는 내일도 에세이를 읽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를 따스하게 손 잡아줄 에세이를 쓸 것이다. 그 날을 꿈꾸며 나의 생각과 마음을 차곡차곡 글 안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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