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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마키 May 07. 2021

김마키?먹는 거예요?

나예요나

마키가 무슨 뜻이야?


브런치 이름도 김마키, 옛날에 사용하던 네이트온(옛날 사람)이나 다른 사이트에서도 마키라는 예명을 많이 사용했다. 그럴 때마다 주변 사람들은 마키가 뭐냐고 많이들 묻는다.


단순하게, 지금은 없어졌지만 내가 어릴 적에 자주 갔던 상가 1층에 위치한 문구점 겸 선물가게 이름(Maki)에서 따온 것이다. 마키라는 예명을 쓰게 된 첫 계기가 아무런 의미 없이 가게 이름에서 따와서 민망할 정도이다.

그곳 사장님의 아들이 중학교 1년 선배였는데 (기억이 확실하진 않다) 오빠도 잘생겼고, 비싸다는 흠이 있지만 예쁜 아이템을 많이 파는 곳이었다. 노트, 장식, 작은 파우치 등 미국 느낌이 물씬 나는 다양한 소품이 많아서 어릴 때 미국에서 살던 기억이 많이 나는 곳이었다. 한 번은 초등학생 때 꽃이 달린 핸드폰 고리를 산적 있는데 그걸 본 미술학원 선생님이 예쁘다고 자기 주면 안 되냐고 물어서 줬던 기억이 있다. 성인이 초등학생 핸드폰 고리를 탐낼 만큼? 예쁜 소품이 많던 곳이었다.


브런치를 시작하다 보니 엄마도 마키가 뭐냐고 물었다. 응 그거 땡땡 상가에 있던 선물가게 이름에서 그냥 따온 거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혼자 무슨 뜻인지 궁금하여 핸드폰으로 검색했나 보다. 엄마가 검색해본 결과 여러 언어의 다양한 의미가 있었다.


우선 프랑스어로는,

- 마키[프랑스어]maquis : 명사. 코르시카(Corsica) 섬의 관목림을 뜻하는 말로, 제이 차 세계 대전 중 독일 점령군에 저항하던 프랑스의 무장 지하 조직

이란 뜻이 있다.


또 일본어로는,

- 마키 maki: 명사. 다양한 재료를 김으로 만 형태의 음식 (=김말이)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마키 또는 마끼라고도 불리고 내가 좋아하는 후토마키가 생각난다.


또 우리나라 말로는,

- 마키: 모두, 전부라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

란 말도 있었다.


마키라는 단어에 프랑스 저항 운동 조직, 일본의 목장 등 여러 가지 뜻이 있지만 엄마는 그중 모두, 전부라는 경상도 사투리 뜻이 제일 좋다고 했다. 모두에게 전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고, 그저 모두와 전부인 일상 자체를 보낼 수도 있고 모든 것에 들어맞는 의미인 것 같다며 드디어 '마키'라는 단어 사용에 나름의 합격을 준 것 같다.


원하는 것이 있다 하더라도 인생의 전부는 아니며, 생각과 표현은 각기 다르지만 모두가 장담할 수 없고,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그리고 서로에게 서로가 전부인 존재는 아름답다.

숲 속에 있는 기찻길에 철로가 놓인 것처럼, 기차를 놓쳤어도 시간 지나면 언제든 기차는 또 온다며 그저 그 자리에 있으면서 흘려보내고, 특별한 거 없이 이렇게 사는 게 인생이라고. 그리고 별생각 없이 사용한 예명에 꿈보다 해몽인 좋은 뜻을 찾게 된 것처럼 인생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고 갑자기 좋은 일이 찾아올 수도 있다고 엄마는 말한다.


그 자리에 항상 있는 철로와 시멘트 사이에 피어난 아주 작은 잡초 꽃과 같이 일상의 아름다움을 찾아내려고 하는 엄마.

검색을 해준 엄마에게 감사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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