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크리스마스가 좋다. 기독교라는 종교를 갖고 있어서가 아니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좋아해서인지 12월 25일을 기다리면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창 여름인 7, 8월에도 크리스마스를 생각하며 지금 이 더위를 견딘다고 해도 무방하다.
12월이 되면 23일부터 기대하면서 24일부터 26일 3일 동안 나만의 크리스마스를 즐긴다. 연애를 할 때도 '난 크리스마스이브뿐만 아니라 23일도 내겐 24일이자 25일이야.'라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 나이가 들고 사회도 어려워지면서 어느 순간 길거리엔 크리스마스트리와 전구 장식이 적어지고, 크리스마스 캐럴도 몇 년 전보다 덜 들리게 되어 팍팍한 현실임을 느끼게 해 준다. 아쉽지만 그래도 달력에 빨간 날(쉬는 날)이면서 즐거운 날 아닌가!
나에게도 산타할아버지가 저 멀리 외국에 살면서 집집마다 들러 선물을 놓고 간다는 믿음을 가진 적이 있었다. 트리 밑에 있는 선물포장을 뜯으며 이번엔 어떤 선물을 주고 가셨을까 라는 기대로 어린아이들은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 어릴 땐 가족끼리 내 키 만한 작은 트리에 큰 별 장식은 맨 꼭대기 위, 반짝이는 구슬 장식과 십자가 장식들은 이파리 사이사이에 걸어두는 그때만의 우리 집 크리스마스 전통? 이 있었다.
흰색과 빨간색 조합의 지팡이 모양 사탕, 문 앞에 걸어 두는 커다란 양말, 산타할아버지가 쓰는 모자 쓰고 잠들고 아침에 일어나기 등 어릴 때의 추억을 곱씹으며 크리스마스를 기억하는 것 같다.
크리스마스는 서양 명절이다 보니 동양 문화권보다는 서양에서 낭만적인 분위기가 더 물씬 난다.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며놓은 거 하며 캐럴이 들리는 크리스마스의 분위기와 더불어 부모님 세대부터 몇십 년 지속되는 고전 캐럴뿐만 아니라 캐럴의 여왕인 머라이어 캐리의 노래까지.
아.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
살면서 한 번쯤은 북유럽에서 또는 뉴욕이라도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다. 연말 연초까지 쭈욱~
사람들을 초대해서 거창한 파티를 열고 크리스마스 데코와 선물들이 넘쳐나는 것이 아닌 마음이 평안하고 풍요로운,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