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함께 52주 프로젝트
말을 잘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청산유수 같은 화법이 아니라 어디든 적재적소에 알맞은 말을 해주는 사람을! 특히나 그중에서도 다정한 말을 잘해주는 사람이 좋다. 경상도에서 태어나 오랜 기간을 살아와서 그런지 주변에 맴도는 억센 말투에 익숙했다. 그렇게 살아오다 가끔 만나는 다정하고 상냥함이 몸에 밴 사람들은 정말 소중하고 보석을 발견한 기분이다. 다정함은 아주 오래 동안 갈고닦는 기나긴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 나는 그 사람들의 노력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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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정한 사람인가? 자기 객관화를 해보자면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그 다정함의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이 큰 단점이긴 하지만. 다정함도 결국 체력이다. 누군가에게 항상 상냥하고 신경 쓰고 챙겨준다는 것은 늘 에너지를 쓰고 있기 때문에 한결같은 다정한 태도는 그 사람의 눈물겨운 노력이 묻어나는 걸 느낀다. 노력하는 사람이지만 타고난 체력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항상 애매하게 챙겨주다 마는 용두사미 태도에 스스로 회의감을 느껴버린다.
우울에 잠겨서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에도 꾸준하게 다정한 말을 해주는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허우적거리는 나의 모습을 한심하다 질책하는 게 아니라 그 또한 너의 모습이라 인정해주고 기다려주는 상냥함을 좋아한다. 사람에게는 한계라는 것이 있는데 가끔가다 만나는 끝이 없는 다정함을 만나면 저 사람은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나는 당신의 상냥함을 좋아하지만 그걸 누군가가 나쁘게 이용할까 걱정되어요. 받는 것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는 이기적인 존재들. 한도 끝도 없이 주다가 결국에는 무너지게 만드는 저만 아는 것들이 내가 사랑하는 다정함을 아프게 한다. 누구에게도 무시받지 않을,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당신들의 다듬어진 마음들. 파도에 부서져 동글동글해진 유리조각 같은 마음들이 모여서 빛을 터뜨린다.
아프지 말자 사랑하는 것들아. 당신들의 상냥함과 다정함은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무기인 것이다. 누군가 주도권을 휘어잡고 우리를 아프게 할 때 당신이 가진 것으로 과감하게 베어버리자. 상냥함과 다정함은 거저 얻은 것이 아니다. 가시밭길을 걸으며 소중하게 다듬어온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면 가만히 놔두지 말자. 나는 당연하지 않은 것들을 항상 생각하고 지키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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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다정함을 사랑해.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너의 상냥함을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