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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실 하얗고 털이 풍성한 여우랍니다.
자정이 넘어가면 그 자리에서 아홉 바퀴를 돌아 여우로 돌아가요. 그러고선 자리에 몸을 말고 잠을 청하는 걸 좋아한답니다.
사람들은 제가 같은 인간인 줄 굳게 굳게 믿어요.
웃고 떠들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눈물 흘리고 서로를 안을 줄 안다면야 다 사람이라고 그렇게 믿어버려요.
참 신기해요. 그렇게 사람들이 살아가요.
그럼 저도 사람인가 하고 궁금해질 때도 있기는 한데, 물어볼 사람이 없네요.
다들 자기 그림자가 무슨 모양인지도 모르고 지내는 것 같아요.
참, 신기하죠.
그래도 여기가 사람 사는 세상인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