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분리불안

시 하나

by 흰여우

가끔 쳐다본 문은

열리는 법이 없습니다 참으로 이상합니다

저 문이 얼른 열려야

그래야 당신이 내 삶의 이유를 몰고 들어올 터인데


그래서 저는 기다립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저 저 문이 언제 열릴까

쳐다보고 또 쳐다보고


맞아요 사실은 가끔이 아닙니다

하루 온종일 바라보는 문은

그래도 열리는 법이 없습니다

정말로 이상합니다


문 밖에 있을 그대 내 맘을 아시나요

까맣게 타들어가는 심지처럼

얇디 얇게 저며져버린

작고 차가운 저의 심장소릴 들으셨나요


어서 돌아와서 내 곁에 있어줘요

타기를 멈추어버린 심지에

그대의 숨결 한 줄기로

따뜻한 불을 붙여 주세요


그대 옆에서 나 비로소 촛불이 되어

심지처럼 타 들어가도

그게 그저 나는 좋은 걸요

난, 그대 옆에서 차라리 촛불이라도 되고 싶으니까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별을 보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