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방비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비극의 현장에서 매일 투입되는 자금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해보면, 현대전이 얼마나 막대한 자원을 소비하는 '돈 먹는 하마'인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소모되는 비용을 명확히 집계하기는 어렵지만, 양국의 공식 국방예산과 서방의 지원 흐름을 종합하면 대략적인 추정치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2025년 국방예산은 약 1450억 달러로 책정되어 있으며, 이를 단순히 일일 기준으로 계산하면 하루 약 3억 9700만 달러에 달합니다. 국가안보 지출까지 포함할 경우 하루 소모액은 약 5억 달러 선으로 크게 증가합니다. 방어에 나선 우크라이나 역시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올해 국방 및 안보 예산으로 책정된 537억 달러를 하루 단위로 나누면 약 1억 4700만 달러입니다. 여기에 독일 킬(Kiel) 세계경제연구소가 추산한 서방의 연평균 우크라이나 지원액(연간 약 800억 유로 이상)을 달러로 환산하면, 매일 2억 4000만~2억 6000만 달러가 외부에서 추가로 공급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공식 예산과 대외 지원 규모를 모두 합산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에는 매일 보수적으로 잡아도 약 8억 달러(한화 약 1조 2000억 원) 안팎의 자금이 투입되는 것입니다. 직접적인 장비 손실액과 경제적 피해, 보상금 규모 등을 광범위하게 포함하면 양측 합산 하루 최대 10억 달러 이상이 소모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현대전의 비용이 이렇게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가장 큰 원인은 '정밀 유도무기' 단가의 급격한 상승에 있습니다. 과거처럼 단순히 포탄 수와 병력만으로 밀어붙이는 전쟁이 아니라, 수십만 달러짜리 대전차 미사일과 수백만 달러짜리 순항 미사일을 매일 소모하는 첨단 산업전으로 변모했기 때문입니다. 미 의회조사국(CRS) 자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활약한 미 육군의 재블린(Javelin) 대전차 미사일의 조달 단가는 한 발에 약 20만 달러(약 2억 7000만 원)입니다. 고정밀 타격을 자랑하는 유도다연장로켓(GMLRS)은 약 16만 달러이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한 발당 400만 달러를 넘습니다. 저렴한 상용 드론이 전장을 지배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를 격추하기 위해 쏘아 올리는 요격 미사일의 비용이 드론 가격의 수십 배에서 수백 배에 달하는 '비용의 비대칭성' 문제까지 겹치면서 방어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역대 주요 전쟁들과 비교할 때 우크라이나 전쟁의 일일 비용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 살펴보면, 시대별로 물가를 보정한 지표를 통해 각 전쟁의 성격이 드러납니다. 미 세인트루이스 연은에 따르면, 국가의 모든 자원을 쏟아 냈던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국방 지출은 2019년 달러 가치 기준으로 하루 약 22억 8000만 달러에 달하는 압도적인 '총동원전'이었습니다. 반면 걸프전은 단기간에 첨단 전력을 집중 투입한 대가로 하루 4억 7800만 달러 수준의 막대한 비용을 지불했습니다. 브라운대학교 코스츠 오브 워(Costs of War) 프로젝트가 분석한 미국의 이라크·시리아 전쟁(2003~2023년)은 사후 재향군인 지원 비용 등을 포함해 하루 약 3억 9600만 달러가 소모된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전투가 끝난 뒤에도 장기간 유지비가 들어간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앞선 분쟁들과 달리 양측의 군사비와 거대한 외부 지원이 맞물려 하루 8억 달러 안팎이 투입되는 '현재진행형 고비용 소모전'의 양상을 보여주며, 현대전이 얼마나 끔찍한 재정적 부담을 초래하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이 거대한 숫자의 의미를 한국의 상황에 대입해보면 체감도가 훨씬 높아집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한국의 2024년 군사비 지출은 476억 달러로, 하루 약 1억 3040만 달러 수준입니다. 다시 말해,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하루에 소모되는 약 8억 달러의 전비는 한국이 평시 체제에서 엿새 동안 사용하는 국방비와 같습니다. 역으로 계산하면 세계적인 군사 강국으로 평가받는 한국의 1년 치 국방비 전체를 쏟아붓더라도, 현재의 우크라이나 전장에서는 두 달 남짓 버티는 데 그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한반도 유사시 전비를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전쟁이 발발하는 순간 우리의 산업 기반과 재정이 매일 소진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결국 전쟁의 하루 비용은 집계 범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지만, 이번 추정치는 가장 보수적으로 산정한 공개 예산 흐름만으로도 현대전의 참혹함이 일상을 유지하는 '돈'의 영역에서도 얼마나 무거운 청구서로 돌아오는지를 냉혹하게 증명하고 있습니다.